바둑은 361개 교차점을 놓고 승부를 가리는 예와 도의 놀이다. 인생 축소판으로 수천년을 생존해오면서 스포츠영역으로까지 확대됐지만 여전히 어렵고 접근이 제한적이다, 바둑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의정부 바둑페스티벌이 지난 18일 의정부정보도서관에서 의정부시 주최에 (재)한국기원 주관으로 펼쳐졌다.
페스티벌은 바둑콘텐츠 공모전 시상식을 시작으로 바둑체험교실, 바둑토크쇼와 전시회 등으로 이어졌다.
가장 관심을 모은 건 ‘바둑의 미래를 그리다’를 주제로 진행된 바둑 토크쇼였다.
2024년 한국기원 이전과 바둑 전용경기장 건립 등과 함께 바둑의 메카로 기대되는 의정부에서 바둑페스티벌이 열렸다.
의정부시가 주최하고 (재)한국기원이 주관했다. 바둑 콘텐츠 공모전 시상식을 시작으로 바둑체험교실, 바둑토크쇼와 전시회 등이 입체적으로 진행됐다. 가장 관심을 모은 건 ‘바둑의 미래를 그리다’를 주제로 진행된 바둑 토크쇼.
한국 프로바둑계 정상인 신진서 9단과 국가대표 코치 박정상 9단, 바둑전문가이면서 방송인인 한해원 3단과 AI 전문가 송은영 한게임 팀장, 김태훈 바둑 칼럼니스트, 정아람 바둑전문기자, 김학도 개그맨 등이 참석했다.
김일중 아나운서 사회로 2시간 동안 한국 바둑의 과거와 현재를 진단하고 미래를 얘기했다.
과거파트에선 바둑에 대한 관심과 프로기사에 대한 매력이 높았던 1990년대를 바둑의 황금기로 봤다. 그러면서 도와 예의 영역에서 스포츠로 탈바꿈하고 인공지능 출현을 바둑사의 2대 사건으로 꼽았다. 현재는 “바둑이 스포츠영역으로 탈바꿈하면서 바둑계 내부의 혼란시기를 거쳤지만 스포츠로 자리를 잘 잡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예와 도의 영역과 스포츠 영역이 병존한다”고 봤다. 바둑이 대중의 관심으로부터 점점 멀어지는 데는 디지털환경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바둑이 취미나 여가로 자리를 잡는데 실패했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참석자들은 지난 2016년 이세돌 9단이 알파고와 대결에서 패한 건 “충격이었다”고 회고했다. 하지만 이제 ‘AI란 바둑의 신’을 받아들이면서 “함께 발전하고 잘 이용해야 한다”고 미래 방향을 제시했다. AI를 이길 수 없지만 격차를 점점 좁히려 노력하고 AI를 활용해 바둑진입장벽을 낮추는 등 대중화를 이끌어내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둑이 오랫동안 살아남을 수 있었던 데는 재미있기 때문”이라며 바둑 마케팅 방향도 제시했다.
의정부에 바둑전용경기장이 생기고 한국기원이 이전해오는 것에 대해선 “프로기사들이 활동할 좋은 환경이 만들어졌다”며 바둑의 저변확대와 한국바둑의 찬란한 영광을 되찾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전용경기장에서 대국을 참관하면서 응원하는 직관문화가 생겼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비롯해 결승 대국기보를 NFT화하는 등 “전통과 틀에 얽매지 않는 바둑에 대한 사고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도서관 문화생활반교실에서 열린 바둑체험교실은 방역수칙 강화에도 어린이들로 빈자리가 없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바둑마술사와 대결에 참여한 김도현군(초등학교 4학년) 어머니는 “아들이 바둑에 흥미가 있어 남양주에서 왔다. 어린이들이 바둑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이 만들어져 좋다”고 말했다.
안병용 의정부시장은 “한국기원 이전과 바둑전용경기장 건립을 계기로 정신 스포츠인 바둑이 보다 활성화하고 한국바둑이 옛 영광을 되찾도록 뒷바라지 하겠다”고 밝혔다. 의정부=김동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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