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공연예술은 이전의 세대에서 집중했던 인간 삶의 모방과 재현을 넘어선 인간의 세계를 창조하고 있다. 인류사를 지배했던 서구의 기독교 중심주의, 남성 중심주의, 이성 중심주의와 독일의 관념론 철학은 현대 공연예술의 비판의 대상이 됐고 철학과 예술은 인간의 실존의 삶 자체를 중요하게 생각하게 됐다. 개념의 폭력에 항거하고 비(非)동일자를 동일화 시키는 이성의 폭력을 비판하면서 포스트모던의 현대 철학의 개념이 생성됐다고 할 수 있다.
기존의 질서와 가치는 산업화와 양차 세계대전을 겪게 되면서 붕괴했고 총체적 질서의 혼란 속에서 단순히 인간의 삶을 재현하는 고리타분하고 수동적인 예술이 아닌 인간을 사유하게 하고 나아가 행동하게 하는 예술이 필요하게 됐다. 헤겔은 19세기 초 예술의 한계성을 피력했는데 예술로서는 시대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고 오로지 종교, 철학, 산문으로만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헤겔은 나아가 인간의 모든 것은 이성으로 판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런 그의 주장은 니체에 의해 완전히 전복당하는데 쇼펜하우어에 영향을 받은 그는 새로운 형이상학이론을 설명했다. 그는 모든 것을 이성으로 다 판단할 수 없다고 헤겔의 이성중심의 철학을 비판했다. 헤겔의 ‘이성중심주의 철학’을 정신의 제국주의라고 비판했다.
니체에 의해 본질과 본질의 그림자라고 설명된 현존의 세계는 전복돼 다시 해체되고 전통적인 예술철학의 관점인 ‘진
현대연극은 사실이지만 주목하지 않았던 개인의 아픔 이야기, 그리고 인간의 근원적인 욕망 이야기를 다루어 인간의 다른 모습을 재조명한다. 주변의 인물과 주변의 이야기 그리고 야사를 예술의 중심에서 다루게 된다. 포스트드라마 연극은 그로테스크, 패러디, 공동 창작, 텍스트에 의존하지 않는 구성, 탈 언어, 복합장르의 결합, 공감각적인 연출의 기법에 의해 창조되고 있다. 그리고 포스트모더니즘 철학의 출발점은 타자의 입장에서 소외된 자들의 비동일성을 인정하고, 탈 남성주의, 탈 유럽중심주의, 페미니즘, 탈 식민주의, 문화 상호주의에 있다고 본다.
텍스트의 절대 권력에 현대연극이 회의를 품게 되면서 드라마연극의 탈피를 보이고 있는 것이 현대연극의 주된 흐름이다. 연극은 더 이상 대중매체로 인정받지 못하고 드라마의 영역에서는 새로운 매체에 그 위치를 내어주어야 하는 상황에 처해 있다. 연극은 드라마가 없는 새로운 방식으로 발전하는데 역사적 아방가르드부터 시작된 연극의 재연극화가 고민되기 시작됐다. 다른 어떤 매체로서는 도저히 대체 불가능한 연극만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표현방식을 고안하기 시작했고 이런 경향은 최근 미디어 시대에 도래에 더욱 급속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이처럼 연극을 ‘재발견’하고 연극에서만 고유하게 존재하는 독창적인 표현의 잠재력을 ‘재발견’하면서 자연스럽게 연극만이 가능하고 다른 매체로는 대체 불가능한 고유한 특질이 무엇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연극의 재연극화는 고도로 발전하고 있는 현대에 있어서 연극 경계의 확장과 연극 존재의 이유가 될 것이다.
구태환 수원시립공연단 예술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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