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때 집 나간 후 사망 처리된 여성 24년만에 가족 상봉

어릴 때 사진을 보는 모습. 남양주남부경찰서 제공
어릴 때 사진을 보는 모습. 남양주남부경찰서 제공

1997년 외환위기 때 집을 나가 가족과 연락이 끊기면서 사망자로 처리된 여성이 24년 만에 가족과 상봉했다.

7일 남양주 남부경찰서에 따르면 A씨(62)는 24년 전 경제난에 가정 형편이 어려워지자 입을 덜고 돈을 벌겠다며 집을 나간 후 연락이 끊겼다.

가족들은 강씨의 행방을 찾았지만 묘연했고, 결국 2011년 A씨는 사망자로 처리됐다. 그 뒤 가족들은 A씨가 사망했다고 생각하고 살았다.

그러던 지난달 31일 ‘길에 사람이 쓰러져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쓰러진 여성을 구조, 신원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이 여성이 사망자로 처리된 A씨라는 사실을 파악했다.

경찰은 “처음에는 산 사람이 사망자로 처리돼 보험 범죄에 연루된 게 아닌가 의심했으나 진술조사 등을 통해 딱한 사정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A씨는 집을 나온 후에도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었고 거기에 건강상 문제까지 덮쳐 가족과 연락을 끊고 무적자로 쪽방에서 홀로 살아온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A씨와 면담을 통해 그가 기억하는 형제들의 이름을 단서로 소재를 파악했다.

또 A씨가 가족과 만나보도록 설득했다.

A씨는 지난 4일 자신의 언니와 오빠와 남양주 남부경찰서에서 상봉했다.

A씨는 “그동안 가족들을 볼 면목이 없어 홀로 지냈지만, 항상 그리워했다”며 “다시 가족을 만나게 해준 경찰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경찰은 관할 지자체와 연계, A씨의 실종선고 취소 청구 등 행정 절차를 도울 예정이다. 남양주=하지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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