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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단상] 과거 그대로인 상수원 규제, 합리적 변화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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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단상] 과거 그대로인 상수원 규제, 합리적 변화해야

남양주시 조안면은 푸른 북한강 물줄기와 기품 있는 산세가 어우러진 아름다운 곳이다. 하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아름답기만 하지는 않다. 지역 곳곳에 그리고 주민들의 삶에 누구도 보듬어 주지 않은 오래된 상처가 보인다.

우리나라가 경제ㆍ문화 강대국 대열에 진입해 세계적으로 위상을 드높이고 있는 요즘, 조안면에는 병원은 고사하고 약국 하나 없다. 주민들은 과거에 머무른 불합리한 상수원 규제로 인해 46년 전과 다를 바 없는 오늘을 살고 있으며, 그 고통과 상실감은 세대를 이어가며 더욱 깊어지고 있다.

1975년 수도권 주민의 먹는 물 공급이라는 명분으로 조안면의 약 84%(42.4㎢)가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됐다. 그런데 문제는 수질에 미치는 영향 등 구체적 기준 없이 개발제한구역만을 따라 상수원보호구역을 지정했고, 강을 낀 같은 여건임에도 양평 일부 지역 등은 애초부터 여기서 빠져 있다. 이는 행정 편의주의적인 정책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

강 건너편에는 음식점과 아파트까지 들어선 반면 조안면 주민들은 주택 한 채를 짓는 것도 삶을 영위할 생업도 극도의 제한을 받는다. 생계를 위한 음식점 영업으로 4명 중 1명(총 870명)의 주민이 전과자가 되고, 단속과 벌금을 감당치 못해 삶을 등지는 등 조안면 주민들은 이제 한계에 다다랐다.

문제는 또 있다. 예전에는 수질 오염 억제 방법이 토지이용 규제뿐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생활 오수를 먹는 물 수준까지 정화할 수 있을 정도로 수(水)처리 기술이 발전했다. 또한 오염총량제와 같은 덜 제약적인 정책 대안도 있고, 국민의 환경 의식 수준이 예전보다 훨씬 높아졌음에도 반세기 동안 규제는 변하지 않고 있다.

마지막으로 주민들의 일방적 희생에 대한 정당하고 제대로 된 보상체계가 마련되지 못한 것과 주민 지원 수준도 규제 피해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것도 문제다.

정당한 보상을 법률로 정하라는 헌법 규정이 수도법에서는 실종됐다. 손실보상은 공권력 행사로 발생하는 피해를 부담하는 자에게 재산권을 보장하는 보상을 의미하나, 환경부는 성격이 다른 복리 증진ㆍ불편 해소를 위한 행정적 지원인 주민지원금만을 얘기한다. 상수원 규제로 인한 피해액에 대한 구체적인 공식 집계도 없고 근본적인 보상 체계 정립을 위한 논의도 없다. 단순히 보조적인 지원금 배분 방법이나 절차에 대해서만 얘기하고 있다.

상수원은 우리가 꼭 지켜야 할 생명과도 같은 가치임은 틀림없다. 그러나 이 가치를 지키기 위해 우리 이웃에 낡은 규제의 굴레를 씌워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면, 이것이 과연 올바른 정책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조안면 주민들은 지금 당장 환경을 훼손하는 개발을 하겠다는 것도 아니고 무작정 규제를 풀어 달라는 것이 아니다. 그저 시대적ㆍ사회적 여건을 반영해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제도를 통한 규제의 변화를 원하고 있다. 그리고 규제 피해에 대한 정당한 보상 체계가 필요하다고 말하는 것이다.

지난해 10월 조안면 주민들은 상수원 규제가 기본권 침해하고 있다는 이유로 헌법소원을 청구했고, 우리 시도 지방자치권에도 침해가 있다고 판단해 주민과 함께했다. 헌법재판소는 11월 전원재판부 본안 회부 결정을 내리고 헌법 합치 여부를 심사하고 있다.

헌재의 판단에 귀추가 주목되는 현재도, 조안면이 깨끗한 환경을 유지하고 주민들이 지속 가능한 삶을 유지해 나갈 수 있도록 합리적인 상수원 제도 개선을 이루길 희망하고 있다. 주민 삶의 회복을 위해 이제는 변화해야 할 때다.

조광한 남양주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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