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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이슈] 6만9천146명…‘인천의 미래’가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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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이슈] 6만9천146명…‘인천의 미래’가 떠났다

연 평균 1만명 넘는 청년 타지로... 안정적인 일자리·전셋집 등 부족
지원도 저소득층, 취·창업 위주, 전문가 “인생 설계형 정책 필요”

6만9천146. 2016년 이후 올해 상반기까지 인천을 떠난 청년 수다. 청년이 인천을 떠나고 있다. 청년 인구의 감소는 인천의 미래가 흔들리는 일이다. 본보는 청년들의 발길을 잡을 만한 정책 방향 제시를 통해 청년 인구 감소의 해법을 찾고자 한다. <편집자주>

■인천 떠나는 청년 연평균 1만명↑

인천지역 청년인구 감소세가 심상찮다. 연 평균 1만명이 넘는 청년 인구가 인천을 떠나고 있다.

30일 인천시 등에 따르면 인천지역의 청년 인구는 2016년부터 올해까지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 2016년 89만5천227명으로 인천 인구의 30.4%를 차지하던 청년 인구는 2017년 88만5천373명으로 줄어들면서 30.0%를 겨우 유지한다. 2018년 인천의 청년 인구는 87만8천370명(29.7%)으로 줄고, 2019년 86만4천434명(28.0%), 2020년 83만9천258명(28.5%), 올해 6월기준 82만6천71명까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 발길 못잡는 인천 청년정책

인천은 수도권이긴 하지만, 청년들의 발길을 잡을 만한 매력적인 요소가 부족하다. 서울에 비해 안정적인 일자리 수는 물론, 사회복지사 등 공공분야의 일자리 종사자에 대한 처우도 떨어진다.

또 주거 형태 역시 청년층의 수요가 높은 규모의 전셋집은 품귀현상을 겪고 있고, 그나마도 전세가가 매매가를 웃도는 깡통전세가 대부분이다. 월세 역시 부동산중개업자가 빌라 등을 통으로 빌려 단기로 제공하는 전전세가 대부분이다.

문화와 교육 분야, 코로나블루 등 마음건강을 책임질 상담 프로그램을 찾는 것도 어려운 일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청년을 대상으로한 지원정책은 청년의 발길을 잡을 유일한 수단이기도 하다.

하지만, 정작 인천의 청년 정책은 본격적인 경제활동 인구로 일을 오래할수록, 급여가 높아질수록 지원을 받지 못한다. 인천청년정책 43개 중 3년 이상 인천의 기업에서 일하며 소득수준이 높아진 청년이 혜택을 보는 건 ‘청년공간 유유기지 사업’ 단 1개(2.3%) 뿐이다. 나머지 42개 사업은 저소득층이거나 취·창업 준비생, 취업 기간 3년 미만 청년을 대상으로 한다. 시가 운용중인 목돈 마련 청년 통장이나 청년 임대 사업, 월세 지원사업, 바이오·의료분야 교육 사업 등은 지원을 받지 못하는 셈이다.

■청년 범위 확대하고 지원 정책 늘려야

인프라가 부족한 인천이 청년들에게 ‘남고 싶은 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단발적이고 금전적인 지원보다 지역 내에서 미래를 펼칠 수 있게 할 세분화한 복지 정책 마련이 필요하다.

서울은 청년 인생설계학교를 운영해 청년의 생활 단계에 따라 진로를 탐색하는 베이직 코스부터 오래 건강하게 일하며 살 수 있도록 고민하는 직장인의 인생설계에 도움을 주는 워크앤라이프 코스, 여건과 환경의 영향으로 시도할 수 없었던 자신만의 목표를 이루는 프로젝트 코스를 제공하고 있다.

전문가는 이 같은 정책이 청년을 머물게 할 교두보 역할을 한다고 조언한다.

조승석 경인여대 사회복지학과장은 “당장 사회복지사 업종만 보더라도 청년들은 인프라가 많고 근로여건이 좋은 서울을 선호하는데, 이를 이길 맞춤형 청년정책으로 메리트를 형성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청년이 노년으로 성장할 때까지의 개인별 상황에 맞는, 인생 설계형 정책 개발이 필요하다”고 했다.

인천 떠나는 청년들 ‘청년의 삶’은 뒷전 ‘청년 도전’만 응원… 반쪽 정책

“인천에서 일하고, 인천에서 사는 저는 왜 청년이 아닌가요?”

인천의 한 중소 제조업체에서 일하는 A씨(35)는 인천의 청년정책에 대한 불만을 이야기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A씨는 “본가에서 독립한 뒤 가장 먼저 인천의 주거정책을 찾아봤지만, 모두 다 대상이 아니라는 말만 돌아왔다”며 “내가 인천에서 계속 살아도 좋은지에 대한 고민까지 했다”고 했다.

인천 내 문화업계에서 일하는 B씨(33)는 “직장생활이 4년을 넘어가면서 내가 저축은 잘 하고 있는지, 월급의 얼마를 저축해야 하는지 등 재무상담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이런 금융상담이나 평소 배우고 싶었던 분야를 배울 수 있는 교육 시스템을 마련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처럼 청년들은 단순한 금전적 지원보다는 차별화한 지원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지만, 지역 내 청년정책은 겉돌고만 있다. 시가 청년정책 기본계획 단계에서부터 청년을 ‘사회초년생 및 취준생, 창업준비생’ 등으로 한정했기 때문이다.

인천시의 2020~2024년 청년정책 기본계획은 청년의 능동적인 사회참여 기회를 보장하고 자립 여건을 마련하기 위해 계획을 만들었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 때문에 청년의 도전을 응원하는 데 비전을 두고 청년 고용률 향상, 청년 주체 공간 확충, 청년 역량강화 및 활동지원이 목적이다. 활발한 경제활동을 하는 청년 인구를 붙잡을 만한 정책이 나오지 않은 이유기도 하다. 결국 이 같은 기본계획은 ‘청년의 도전’을 응원할 뿐 ‘청년의 삶’을 응원하지 않는다.

전문가는 맞춤형 청년정책의 발굴과 함께 인천에 대한 자긍심을 느낄 프로그램 개발이 청년 인구의 감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조승석 경인여대 사회복지학과장은 “청년이 인천에서 계속 살아도 좋겠다고 느낄 수 있는 복지 정책이 필요하다”며 “중장기적인 계획을 잡고 정책을 구성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어 “다양한 계층의 청년들에게 맞춤형 정책으로의 지원을 하면서 인천에 대한 애정을 키울 수 있는 자긍심 고취를 함께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현재의 인천 청년정책이 단발적이고 지속성이 떨어진다는 점은 공감한다”고 했다. 이어 “다만, 최근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완전히 달라진 정책들을 준비해둔 상태”라며 “TF 정책에는 다양한 계층의 청년을 지원할 정책들이 담겨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르면 10월 중순께 인천만의 청년 정책을 선보이겠다”고 했다.

김경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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