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그곳&] ‘아찔한 편리함’ 법 개정에도 전동 킥보드 위험질주

28일 오후 수원시 장안구청사거리에서 시민이 안전모를 착용하지 않은 채 '개인형 이동장치(PM)' 를 운행을 하고 있다.조주현기자
28일 오후 수원시 장안구청사거리에서 시민이 안전모를 착용하지 않은 채 '개인형 이동장치(PM)' 를 운행을 하고 있다.조주현기자

전동 킥보드를 비롯한 개인형 이동장치(PM)가 보편화되고 있지만,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개정된 법령은 제대로 정착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오전 수원시 장안구의 1호선 성균관대역 앞 사거리. 20대 커플이 올라탄 전동 킥보드가 빠른 속도로 건널목을 질주하자, 길을 건너려던 인파가 순식간에 반으로 갈라졌다. 두 사람 모두 안전모를 착용하지 않은 채로 인도와 차도를 제멋대로 오가며 위험한 주행을 이어갔다.

이날 오후 용인시 기흥구에 위치한 동백지구호수공원 인근에서도 ‘무법질주’는 계속됐다. 포장된 자전거도로를 따라 전동 킥보드를 타고 달리던 한 중학생은 보행자 신호를 무시한 채 길을 건넜고, 우회전하던 차량이 굉음을 내며 정지했다. 이 학생은 하굣길에 오른 어린이집 아이들의 곁을 빠르게 지나치며 다시 한 번 아찔한 장면을 연출했다.

아이를 데리러 온 학부모 진선영씨(38ㆍ여)는 “전동 킥보드를 볼 때마다 가슴을 졸인다”며 “차도에서 만나든지 인도에서 마주치든지 아주 위험한 존재”라고 불만을 터뜨렸다.

28일 오후 수원시 장안구청사거리에서 시민이 안전모를 착용하지 않은 채 '개인형 이동장치(PM)' 를 운행을 하고 있다.조주현기자
28일 오후 수원시 장안구청사거리에서 시민이 안전모를 착용하지 않은 채 '개인형 이동장치(PM)' 를 운행을 하고 있다.조주현기자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5월13일부터 개인형 이동장치의 운행 요건을 만 13세 이상에서 만 16세 이상으로 확대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도로교통법 개정안이 시행됐다. 새로운 법에 따라 ‘원동기장치자전거 면허’ 이상의 면허 보유자만 개인형 이동장치의 운전이 가능해졌고, 그간 주의사항에 머물렀던 안전모 착용 등도 과태료 부과대상에 포함됐다.

그러나 이 시점부터 지난 8월31일까지 100여일간 적발된 관련 교통법규 위반은 3만4천68건에 달하고, 그에 따른 누적 범칙금은 10억3천458만원에 이른다.

이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1만4천65건(41.2%)이 경기도에서 발생했으며, 관련 범칙금은 10억원 중 4억2천591만원(41.1%)을 차지했다. 위반 형태별로 보면 안전모 미착용이 1만1천145건으로 가장 많았고 무면허 운전 1천342건, 음주운전 413건 등 순으로 집계됐다.

경기지역에서 가장 많은 법규 위반이 발생한 배경에 대해 교통여건 대비 교통경찰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경기남부권 면허 인구는 668만명으로 전국의 19%를 차지하는 데 비해 경기남부경찰청 소속 교통경찰은 1천440명으로 전체 교통경찰의 13%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경찰 관계자는 “달라진 도로교통법 시행에 맞춰 개인형 이동장치 이용자를 대상으로 수시 단속을 벌이고 있다”며 “안전한 교통문화가 조성될 수 있도록 법규 준수를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장희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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