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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볼래? 핫플힙플] 야자수 나무 가득해 ‘제주 감성’ 뿜뿜 터지는 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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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볼래? 핫플힙플] 야자수 나무 가득해 ‘제주 감성’ 뿜뿜 터지는 화성

▲화성시 백미리에는 제주 감성 가득한 식물원 카페 '야자수마을'이 있다.
▲화성시 서신면 백미리에는 제주 감성 가득한 식물원 카페 '야자수마을'이 있다.

돌하르방, 푸른 바다, 초록빛 야자수. 소셜미디어(SNS)에 제주도 풍경을 담은 여행 사진이 넘쳐난다. 코로나19로 해외 여행길이 막히자 제주를 찾는 이들이 몰리면서 하루에도 수백 장의 인증샷이 올라온다. 이쯤 되면 나만 빼고 다 가는 듯하다.

부러운 마음이 달래질까, 애꿎은 사진첩만 뒤적거리며 지난 여행을 추억해 본다. 그래도 아쉽다면 가까운 데서 제주 감성을 즐길 수 있는 이색 장소로 눈을 돌려보는 수밖에. 마침 비행기 타지 않고도, 야자수가 펼쳐진 제주를 만끽할 수 있는 곳이 수도권 근교에 있다. ‘꿩 대신 닭이지만 막상 가보면 분위기가 꽤 비슷해, 제주도로 순간 이동한 기분이 들 것이다.

 

화성의 제주라 불리는 5천 평 규모 야자수마을

▲'야자수마을'은 5천 평 규모에 야자수 나무가 즐비해 있어 '화성의 제주'라 불린다.
▲'야자수마을'은 5천 평 규모에 야자수 나무가 즐비해 있어 '화성의 제주'라 불린다.

화성시의 끝자락에 위치한 작은 어촌마을 백미리. 이곳에는 제주도 감성을 품은 이색 장소가 있다. 바로 식물원 카페 야자수마을이다. 이름처럼 야자수 나무가 가득하고 서해바다와 궁평항을 바라보고 있는 풍경이 꼭 제주도 미니어처 같아 요즘 젊은 층이 화성의 제주라 애칭하고 있다.

제주도가 부럽지 않다는 야자수마을을 호기심이 발동해 지난 7일 찾아갔다. 가는 길은 조금 험난하다. 마을에 다다르면 차 한 대가 지나갈 수 있는 구불구불한 비포장길을 따라 1km 가량 더 오르는 수고를 감수해야 한다. 거북이 속도로 흙먼지 폴폴 날리며 도착하니 오는 내내 불편했던 감정이 순식간에 사그라든다. 우리가 알고 있는 어촌 마을의 짠내, 갯벌에서 조개 캐는 어민의 모습 대신 휴양지 느낌의 풍경과 마주하기 때문이다.

▲판매중인 베이커리에는 야자수 나무 장식이 올려져 있다.
▲판매중인 각종 빵류에는 야자수 나무 장식이 올려져 있다.

지난해 8월 문을 연 야자수마을은 최근 SNS에서 화제가 되면서 화성을 대표하는 핫플레이스로 떠올랐다. 처음엔 찾는 이가 드물었지만 지금은 하루 평균 약 5천여명 가량이 방문한다고 한다. 식물원과 베이커리 카페, 수산센터가 한데 모여 있는 총면적 5천 평(식물원 1천 평)의 큰 규모다.

식물원 하우스 외관은 온실 형태의 투박한 모습이다. 내부로 들어가려면 베이커리 카페에서 음료를 주문해야 입장할 수 있다. 음료 가격에 입장료가 포함돼 있어 메뉴 가격은 전반적으로 높은 편이다. 대표 음료인 귤 주스가 9천 원이다. 몽블랑, 크루아상, 케이크 등 빵 종류도 꽤 다양한데, 이곳의 특색을 살린 야자수 나무 장식을 포인트로 활용한 것이 특징이다.

 

돌하르방이 반겨주는 야자수 세계

▲식물원 입구에 있는 돌하르방
▲식물원 입구에 있는 돌하르방

음료를 구매하고 식물원 하우스 입구로 들어가자 제일 먼저 커다란 돌하르방이 맞아준다. 툭 튀어나온 부리부리한 눈에 넓적한 주먹코, 벙거지 위에 화관을 쓰고 있는 친숙한 모습의 돌하르방을 경기도에서 보다니 아주 반갑다.

시선을 돌려 한발 한발 걸음을 내딛자 야자수 세계가 펼쳐진다. 2층으로 구성된 식물원에는 워싱턴야자, 카나리야자 등 해외나 제주에서 볼 법한 1천 그루의 야자수 나무로 가득하다.

▲2층에서 내려다 본 중앙 분수대는 쏟아지는 물줄기와 인어공주, 제주할망 석상이 한데 어우러져 시원함을 더해 준다.
▲2층에서 내려다 본 중앙 분수대는 쏟아지는 물줄기와 인어공주, 제주할망 석상이 한데 어우러져 시원함을 더해 준다.

뿐만 아니라 제주의 상징인 귤 나무도 400 주가 있고, 동백나무 3500 주, 청목 2천 주도 곳곳에 심어져 있다. 이곳의 나무와 식물은 전부 제주도에서 옮겨왔다고 한다. 한편에는 나무를 심는 공사가 한창이었는데 바나나와 망고 나무가 어우러진 '열대과일 존'을 준비 중이라고 한다

식물원 중앙에는 시원한 물줄기가 내려오는 분수대도 있다. 봇짐 지고 있는 제주할망과, 조개 위에 앉아있는 인어공주 석상이 한데 어우러져 볼거리를 선사한다. 분수 옆 초록잎 쭉쭉 뻗은 키 큰 야자수들 사이에 놓인 테이블에 앉아 조용한 식물원에 울려 퍼지는 물줄기 소리를 들으면 절로 힐링이 된다.

 

제주 앓이잠재우는 바닷가 배경 야자수 길

▲바다뷰가 보이는 야외석.
▲바다뷰가 보이는 야외.

식물원 내부도 특별하지만, 서해 바다가 보이는 야외도 인기다. 바닷가와 맞닿아 있는 테이블은 야자수 사이에 간격을 두고 배치돼 있어 자연스럽게 거리 두기도 된다. 갯벌이 좀 더 많이 보여 아쉬움도 있지만, 제주의 푸른 바다까지는 아니더라도 제법 운치가 있다.

파인애플 모양의 야자수 틈에서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귤 주스 한잔하고 있노라면 당분간 제주 앓이는 잠재울 수 있을 것 같다.

▲서해 바다와 맞닿아 있는 야자수 길에서 한 방문객이 풍경을 감상하고 있다.
▲서해 바다와 맞닿아 있는 야자수 길에서 한 방문객이 풍경을 감상하고 있다.

특히 서해 배경으로 조성된 야자수 길은 한 폭의 그림 같다. 방문객들은 이국적인 풍취가 느껴지는 이 자리에서 빼놓지 않고 기념사진을 찍는다. 어떻게 찍어도 인생샷이 나오는 대표 포토존이다.

방문객 이설미(37) 씨는 코로나로 한동안 집 밖을 나오지 않았다. 인스타그램에서 우연히 야자수마을을 접하고 집에서 멀지 않아 와봤는데 진짜 제주 느낌도 나고, 답답했던 마음이 조금 해소됐다며 즐거워했다.

다른 사람이 SNS에 올린 제주 여행 사진을 보며 마냥 부러워했던 이라면, 화성 야자수마을에 들려 제주도에 못 간 아쉬움을 달래 보는 건 어떨까. 수원에서 왕복 2시간 거리 짧은 나들이는 다음 주를 살아갈 충분한 에너지가 되어줄 것이다.

·사진=황혜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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