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경제] 시대정신이 된 환경산업

1910년대 1인당 GDP에서 미국은 영국을 앞지르며 세계 최고의 경제 대국이 됐다. 미국은 높은 경제성장과 함께 더 부유해졌지만, 달콤함의 뒤에는 환경 문제가 골치였다.

이민자들이 유입되며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했고, 경제적으로 크게 성장하면서 운송업도 크게 발달했다.

1900년대 초반까지 미국 경제의 주요 교통수단은 ‘말’이었다. 1870년에 미국 내 말의 숫자는 850만마리였는데, 1915년에는 2천650만마리로 폭증했다. 말의 증가로 ‘분뇨’가 문제가 됐다. 1870년 대비 3.5배나 증가한 2.4억t의 분뇨가 배출됐다.

말의 분뇨는 가장 큰 환경 문제였다. 당시 분뇨는 처리가 곤란할뿐더러 질병 발생의 원인이었다. 이러한 환경 문제는 내연기관 자동차의 대중화를 촉진했고, ‘자동차 왕’ 헨리 포드는 미국 최대 부자가 됐다.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인 교토는 지난 3월21일 첫 벚꽃이 피었다. 일본의 한 대학 조사에 따르면 올해 교토의 첫 벚꽃은 1천300년 역사상 가장 빨리 피었다고 한다. 과거 동안 일본 교토에서 첫 벚꽃이 핀 날짜를 관찰하면, 약 200년 전부터 점차 빨라지고 있다. 이는 지구 온난화 현상과 무관하지 않다.

민족의 명절 추석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그러나 주식 투자자들의 마음은 여유롭지 않다. KOSPI는 6월 말에 고점을 기록 후에 좀처럼 힘을 내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와 미국 연방준비은행의 ‘테이퍼링(돈 풀기 축소 정책)’ 우려 등 꼼꼼하게 봐야 할 변수들이 너무 많다. 미국은 코로나19 백신 접종자 수가 많고, 거리두기 강도가 크지 않아 야구장과 공원, 거리 식당 등에서 손님들이 북적이기 시작했다.

문제는 미국의 소비가 가전제품, 자동차 등 상품 소비가 아닌 서비스 소비중심으로 경제가 회복되면, 한국처럼 제조 제품을 수출하는 국가 입장에서는 혜택이 크지 않다는 점이다. 미국 경기가 좋아져도 한국 경기는 같이 좋아지지 않을 수 있다는 의미다. 주식시장도 미국과 비교하면 한국은 재미없는 상황이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처럼 지켜볼 변수도 많고, 예측하기도 쉽지 않을 때는 더 큰 그림을 그려볼 필요가 있다.

앞서 언급했듯이 환경 문제는 한순간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고, 각국 정부가 이러한 환경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 역시 한순간에 끝나는 것이 아니다. 환경 문제로 야기되는 변화야말로 주식시장이 장기적으로 바라봐야 하는 이슈이고 재료가 될 것이다.

올해 각국 정부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단계적으로 제한하고 감축 불이행 시에는 벌금을 부과하는 등 지구 온난화를 멈추기 위한 노력을 본격화하고 있다. 특히, 2025년에는 노르웨이가 내연기관 자동차 판매를 중단할 계획이고, 2030년에는 독일과 네덜란드, 인도 역시 내연기관 자동차 판매를 중단할 계획이다.

적어도 앞으로 수십년 동안은 지구 온난화 현상을 막기 위한 각국 정부의 정책과 기업들의 변신이 지속될 것임은 자명하다.

당장은 기업의 가치가 어떻게 흘러갈지 예상하기는 어렵지만 이러한 환경 정책 변화에 수혜가 되는 기업들, 즉 친환경 자동차, 에너지, 친환경과 관련된 소재 산업은 가장 성장성이 높은 산업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들 산업에서 장기 투자 대상을 골라보면 재미가 클 것이다.

오태동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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