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일보로고
[가볼래? 핫플힙플] ‘색현터널+집라인’ 나홀로 콧바람 쐬는 가평 언택트 나들이
문화 가볼래? 핫플힙플

[가볼래? 핫플힙플] ‘색현터널+집라인’ 나홀로 콧바람 쐬는 가평 언택트 나들이

▲SNS에는 아는 사람만 아는 핫플레이스로 '가평 색현터널' 인증샷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사진제공 = Instagram 'wook_shin_kun' , '10yun_ji19')

떠나요~ 둘이서~ 모든 걸 훌훌 버리고~

일년 중 가장 기다려지는 여름 휴가철. 노래 가삿말처럼 떠나고 싶은데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참 야속하다. 사람도 그립고, 여행도 그립다. 그렇다고 집에만 박혀 있기는 아쉽다. 바캉스까지는 아니더라도 콧바람 정도 쐬고 싶은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대면 외출이 불안하다면 피해서 즐기면 될 터. 가보자!  다른 이들과 접촉을 최대한 줄이고 자연 속에서 지친 마음을 충전할 수 있는 그런 나들이를. 마침 SNS에는 사람 없는 곳’, ‘아는 사람만 아는 곳등등 인증샷이 속속 올라와 구미가 확 당긴다.

인증샷이 가리키는 명소들은 가평에서 새롭게 떠오르는 핫플레이스다. 당일치기로 가도 부담이 없으니 나홀로 콧바람’ , 제대로 한 번 쐬보자.

한적해서 나만 알고 싶은 비밀장소 색현터널

▲색현터널은 청평역과 가평역 사이 북한강 자전거길을 달리다보면 자연스럽게 만나는 곳이다. 

청평역과 가평역 사이 북한강 자전거길을 달리다보면 경쾌한 재즈가 나오는 터널이 있다는 사실을 아는지. 랜선여행(인터넷으로 여행)을 하다보면 나만 알고 싶은 한적한 장소로 접하게 되는 터널, 바로 색현터널이다. 터널에 가서 대체 뭘 하나 싶겠지만 이곳 사진 한 장만 보면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터널끝의 아름다운 풍경이 그 자체로 한 폭의 그림이 되기 때문이다.

사진 한 장 마음에 와서 콕 박히면 다른 건 생각할 것도 없이 오직 그 사진 한 장만 마음에 품고 여행을 떠나듯, 기자도 이 터널 사진 한 장에 시선이 꽂혀 지난 13일 찾아갔다.

가는 길은 조금 어렵다. 북한강 자전거길을 라이딩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만나는 곳이지만 일부로 찾아간다면 지도 검색에도 나오지 않는다. 내비게이션만 믿고 갔다간 애먼 곳에서 차가 멈추는 낭패를 볼 수 있다. 차로 가장 가깝게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은 인근 카페 '플로레'를 이용하는 것이다. 찾아가기도 쉽고 주차와 자전거 대여(1시간 5천 원)까지 할 수 있다.

▲인근 카페 '플로레'에서 자전거를 빌려 이동하면 색현터널 진입로까지 5분이면 도착한다. 

플로레에서 색현터널 진입로까지는 약 800m, 걸어서는 약 10분 거리다. 살짝 경사가 있는 코스여서 다소 힘들 수 있다. 찜통더위에 걸으면 더 힘들까 봐 기자는 자전거로 이동했다. 허벅지 터지도록 자전거 페달을 밟아 달리니 5분 정도 소요됐다.

저녁에 올걸….작열하는 태양빛에 가는 내내 후회가 밀려왔지만, 막상 터널로 들어서자 시원한 바람과 낮에만 볼 수 있는 초록 풍경에 지친 감정이 사그라든다. 터널에서 들려오는 재즈음악도 낯설지만 흥미롭다.

타원형 프레임 안에 초록으로 물든 자전거 터널샷

▲'터널샷' 하나로 유명해진 이곳은 여름에 가면 타원형 프레임 안에 초록으로 물든 배경의 '자전거 터널샷'을 얻을 수 있다.  

이곳이 핫플로 입소문나기 시작한 건 터널샷' 때문이다. 터널 끝 타원형 프레임 안에 초록으로 물든 배경의 '자전거 터널샷'을 얻을 수 있다. 오로지 이 사진을 찍기 위해 방문하는 이들이 있을 정도. 자신의 실루엣이 나오는 터널샷이 목적이라면 삼각대를 꼭 챙겨가야 한다. 자전거 타는 사람도 지나가는 사람도 많지 않아 찍어 달라고 부탁할 수도 없으니 말이다.

색현터널에선 어떻게 찍든 인생샷이 된다. 스마트폰 카메라로 찍어도 DSLR 못지않게 나온다. 마치 화보처럼. 사진 속 풍경은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의 한 장면이 연상되기도 한다. 여주인공 손예진이 초록빛 가득한 터널에 서있던 그 장면. 낡은 터널이 녹음과 어우러져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여름뿐 아니라 봄, 가을, 겨울, 언제와도 아름다울 듯하다.

▲'빗고개굴'이라고도 불리는 색현터널은 옛 경춘선 열차가 다니던 험난한 고개다. 길이는 423m이며, 재즈가 흘러나오고 시원한 바람이 불어 자전거 타기에 그만이다.

색현터널은 '빗고개굴'이라고도 불린다. 가평군청 관계자에 따르면 옛 경춘선 열차가 다니던 험난한 고개여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입구에 서서 안쪽을 보면 아득해 보이지만 터널 길이는 약 423m로 그리 길지 않다. 한낮임에도 불구하고 음침하고 어두워 사진만 찍고 돌아서서 가는 이들도 있지만, 군에서 틀어놓은 재즈의 선율과 터널의 시원함을 느끼며 라이딩을 즐겨보는 것도 좋다.

썸바디 뮤비 촬영지로 유명한 카페 플로레

▲자전거를 빌려주는 플로레 카페도 Mnet 예능프로그램 '썸바디' 촬영 장소로 유명하다.

자전거 반납을 위해 다시 돌아간 플로레. 이 카페도 자전거만 빌리고 그냥 지나치기엔 아쉬운 곳이다. Mnet 예능프로그램 '썸바디' 촬영 장소로 유명한 핫플레이스이기 때문이다. 남녀노소 누구나 알만한 프로그램은 아니지만 방송에 나왔다고 하니 관심이 더 간다.

플로레는 1969년 우사 건물을 개조한 곳으로, 목장이었음을 알 수 있는 흔적들이 곳곳에 남아 있다. 세월의 때가 묻은 건물 벽을 둘러싸고 있는 담쟁이넝쿨이 싱그럽다. 카페 본관 옆으로는 오두막이 보인다. 다락방과 해먹이 깔려있는 독특한 구조로 신발 벗고 들어가 아예 누워서 쉴 수도 있다.

▲썸바디 장면에 나오는 공간은 카페 정원 한 켠에 있는 유리온실로 방문객들이 선호하는 포토존이다.  

카페 정원 한 켠에 유리온실도 눈에 띈다. 썸바디 뮤직비디오 속 주인공들이 앉아있던 장면, 바로 그 공간이다. 내부는 브라이덜샤워(결혼을 앞둔 신부를 축하하려고 여는 파티)나 뜻깊은 모임을 하기 좋을 정도로 화사하게 꾸며져 있다. 핫플 답게 카페 곳곳이 포토존 그 자체다.

카페 본관 내부도 넓고 쾌적하다. 코로나로 방문객이 줄었는지 다소 휑한 느낌이지만, 다른 사람과 접촉 없이 편하게 쉴 수 있어서 좋다. 카페는 음료 외에도 깔조네, 피자, 파스타 등 식사 메뉴가 있어 자전거 타고 허기진 배를 달랠 수 있다.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공간에서 여유롭게 쉬다 갈 만하다.

칼봉산 위 짜릿한 질주, 액티비티 레포츠 집라인

▲플로레에서 차로 약 20분 거리에 칼봉산 위 짜릿한 질주를 할 수 있는 ‘브릿지 짚라인’이 있다. 

가평까지 왔는데 터널샷 하나만 남기고 돌아가기 아쉽다면 산 위를 날아보고 가는 건 어떨까. 스릴 만점 집라인(zipline)을 타면서 말이다. 플로레에서 차로 약 20분 거리에 칼봉산 속 쾌속 질주를 할 수 있는 브릿지 짚라인이 있다. 와이어와 트롤리의 마찰음이 ‘ZIP~’과 비슷하게 들려 브랜드명이 짚라인으로 정해졌다고 하는데 외래어 표기법상 집라인이라고 부르는게 맞다.

집라인은 굽이치는 산속에 설치되어 있는 튼튼한 와이어를 타고 빠른 속도로 하강하는 액티비티 레포츠다. 몸무게가 30kg 이하이거나 130kg 이상이라면 탑승이 불가능하다. 탑승동의서를 작성한 후 탑승 장비를 갖춰 입으면 집라인 이용 준비 끝. 이제 하늘을 신나게 날아갈 일만 남았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집라인 가이드를 따라 칼봉산 꼭대기로 향했다. 높은 곳에 올라서자 숲의 풍경이 짜릿한 파노라마로 펼쳐진다.

▲집라인은 총 8단계 긴 코스로 약 2시간 정도 걸린다. 줄 하나에 매달린 채 발 아래 숲을 두고 쾌속 질주하면 스릴감이 넘친다.  

집라인은 능선 2,418m를 넘나드는 총 8단계 코스로, 소요시간은 약 2시간 정도 걸린다. 긴 코스인 만큼 스릴감이 최상급이다. 떨리는 가슴을 부여잡고 뛰어내리자 집라인은 곧장 숲 사이를 빠르게 질주한다. 줄 하나에 매달린 채 훤히 내려다보이는 발아래 초록한 숲은 아찔하다. 환호성인지 비명인지 모를 탄성을 마구 질러대다 보면 어느새 종점이다. 먼저 와 있던 가이드가 안전하게 착지하도록 도와준다. 쌓였던 스트레스가 한 방에 날아가 버린 것 같은 통쾌한 기분이다.

▲3번째 코스 흔들다리를 천천히 걷다보면 칼봉산의 매력을 한껏 감상할 수 있다. 

코스별로 길이와 난이도는 전부 다르다. 그중 3번째 코스는 흔들다리로 자연의 매력을 천천히 감상할 수 있다. 6~8번 코스의 경우 몸무게가 아주 중요하다. 몸무게가 가벼울 경우 중간에 멈출 수 있어 기자는 가이드와 같이 탔다. 가장 긴 구간은 길이 528m의 마지막 8번 코스다. “와이어에 몸을 맡기고 두 팔을 벌린 채 편안하게 누워보세요가이드의 말에 마지막은 줄도 잡지 않은채 몸을 하늘로 날렸다. 푸른 가평의 하늘이, 숲이 모두 내 것인 양 가슴 한가득 들어온다. 시작은 두려웠으나 끝은 유쾌, 통쾌, 상쾌하다. 내려오는 발걸음이 아쉬울 만큼 잊을 수 없는 특별한 추억을 안겨준다.

▲집라인을 타고 내려와 파노라마처럼 펼쳐진 능선의 풍경을 바라보면 유쾌, 통쾌, 상쾌하다. 

하루 알차게 놀았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가평에서 보낸 기자의 감상이다. 시시한 일상에서 신나는 일상으로 바꿔준 동네 가평. 핫하고 힙한 곳이 아주 많은 지역이지만 이미 유명해질 대로 유명해진 곳은 다 가봤다면 아직 아는 사람만 아는 한적한 곳에서 나홀로 하루를 보내보길 바란다. 사회적 거리두기 눈치 안 보고 자연 속에서 힐링하다보면 스트레스는 나와 거리가 먼 단어가 된다.

·사진=황혜연기자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