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 모란공원에 이주노동운동 아이콘 ‘미누’ 기리는 나무 식수

네팔 출신 이주노동운동가 미누(2018년 사망)를 기리는 ‘미누 나무’ 식수식 및 비석 건립식이 지난 17일 남양주시 마석 모란공원에서 열렸다.

‘미누 나무’로는 황금측백나무가 선택됐다.

비석에는 ‘차별 없는 평등 세상을 향해’라는 문구와 함께 미누의 사진이 새겨졌다.

건립식에는 이영 남양주시 외국인복지센터장(성공회 신부)을 비롯해 김미선 한국이주민건강협회 상임이사, 석원정 국가인권위원회 비상임위원, 김기문 모란공원을 사랑하는 사람들 활동가 등이 참석했다.

행사는 미누와 친분이 있거나 그를 기억하는 모임인 ‘미누를 사랑하는 사람들’ 후원으로 이뤄졌다.

본명이 미누 목탄(Minod Moktan)인 그는 지난 1992년 한국 땅을 밟아 양계장과 봉제공장에서 일하다 지난 2003년 성공회 대성당에서 이주노동자 합법화 요구농성에 참여해 다국적 음악밴드 ‘스탑 크랙다운’(Stop Crackdown)을 결성, ‘월급날’이라는 노래를 불러 널리 알려졌다.

이후 불법체류자로 단속돼 지난 2009년 네팔로 강제 추방됐다가 9년 만인 지난 2018년 제10회 DMZ 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안녕 미누’가 선정돼 한국을 방문했었다.

네팔로 돌아간 그해 10월 심장마비로 숨졌다.

식수식을 주도한 이영 센터장은 “민주열사들이 묻힌 모란공원이라는 상징적 장소에 기념물을 설치하게 돼 뜻깊다”면서 “모쪼록 이주 노동자들이 힘들 때 나무를 찾아 미누를 생각하고 힘을 내고 위안을 얻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남양주=하지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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