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안산 시화호 상류 수로에 폐비닐 등 쓰레기 방치…대책 필요

9일 오전 안산갈대습지공원 일원 시화호 바닥에 비닐 및 각종 쓰레기들이 방치돼 있다. 윤원규기자
9일 오전 안산갈대습지공원 일원 시화호 바닥에 비닐 및 각종 쓰레기들이 방치돼 있다. 윤원규기자

“최근 며칠 간 시화호 상류에 물이 빠지면서 갯벌 곳곳에서 쓰레기들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9일 오전 10시40분께 시화호 상류 수로에서 만난 주민 A씨(53)는 “폐비닐 등이 도시의 미관을 해치는 만큼 관련 기관 등이 나서 수거를 해야한다”며 한숨을 깊게 내쉬었다.

시화호로 유입되는 오염수를 정화하기 위해 시화호 상류에 조성된 갈대습지공원에서 방조제 방향으로 2㎞가량 떨어진 공유수면에는 폐비닐과 플라스틱 등 썩지 않은 쓰레기들이 흉물스럽게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시화호에 물이 빠지자 상류 수로 가장자리에 모습을 드러낸 쓰레기는 폐비닐 뿐이 아니였다. 몇걸음만 옮기면 폐타이어가 눈에 들어오고 또 몇걸음 이동하면 농업용수로 쓰이는 호스와 비닐성분의 천막 등 썩지 않는 다양한 종류의 쓰레기가 갯벌 3㎞가량에 걸쳐 쉽게 발견됐다.

이처럼 방치된 쓰레기는 이곳에서 자맥질을 하는 갈매기 등 다양한 철새들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고 습지에 터전을 잡고 살아가는 천연기념물 수달에게도 위협이 되고 있다.

특히 화성시 송산그린시티 북측의 대규모 아파트단지와 안산 상록구 자이아파트 남측 사이에 위치한 수로에 물이 빠지면서 각종 쓰레기들이 모습을 드러내자 주민들도 불쾌감을 감추지 못했다.

시화호 상류 수로에 방치된 쓰레기는 갈대습지 상류에 조성된 쓰레기매립장에서 유입된 것으로 추정돼 정확한 실태파악이 필요하다.

앞서 해당 지역에선 지난 2014년 10월에도 폐비닐 등 다량의 쓰레기가 발견돼 K-Water가 TF팀을 꾸려 쓰레기 15t 가량을 수거한 바 있다.

그로부터 17년이 지난 현재 또 폐비닐과 폐타이어 등 각종 쓰레기가 또 다시 쌓여 어디서, 어떻게, 얼마나 많은 양이 유입되고 매립됐는지 등에 대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종인 시화호 지킴이는 “폐비닐 등 쓰레기가 또 발견된 시화호 상류 수로에는 수달의 쉼터도 있고 갯지렁이가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데 이처럼 썩지 않는 폐비닐 등 쓰레기가 매립돼 있어 토양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K-Water 관계자는 “10여년 전에도 전문인력을 투입, 쓰레기를 수거했는데 또 비슷한 지역에서 쓰레기가 발견돼 원인을 파악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산=구재원기자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