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노트] 안산 길고양이 중성화과정 세심한 배려를

집 없이 떠돌아다니는 애완 고양이나 버려진 고양이를 길고양이라고 부른다.

길고양이들은 영역 다툼이나 발정기에 커다란 울음소리를 내곤 한다. 길가에 모아둔 쓰레기봉투 훼손 등으로 민원도 발생시킨다.

정부와 지자체는 2018년부터 길고양이 중성화를 추진 중이다. 개체수 조절과 소음ㆍ쓰레기봉투 훼손민원을 해결하겠다는 취지다.

중성화를 마친 길고양이는 표식을 위해 왼쪽 귀 끝 부분 약 1㎝가량을 제거하도록 지침으로 규정하고 있다.

안산시도 지난 2018년 150마리를 시작으로 매년 길고양이 1천여마리에 대해 중성화를 진행 중이다. 올해도 1천100마리를 대상으로 1천65만원을 들여 추진 중이다.

문제는 1㎝가량만 자르도록 한 길고양이 귀 끝을 그 이상 절단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고양이 상징인 귀를 중성화 표식을 위해 너무 많이 절단하면 혐오스럽다는 반응을 넘어 또 다른 동물 학대가 아니냐는 지적이 동물협회를 중심으로 제기되는 까닭이다.

이에 안산시 동물보호협회는 “길고양이 귀를 과하게 자르면 염증으로 인한 감염이 우려되는 만큼 동물친화적으로 변경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중성화를 마친 길고양이 중 귀를 과도하게 절단한 개체가 곳곳에서 목격되고 있다. 사정은 이런데도 안산시는 현황은 제대로 파악하지 않은 채 지침을 잘 이행하고 있다는 해명에만 급급하고 있다.

평균수명이 짧은 것으로 알려진 길고양이는 중성화하지 않으면 각종 질병에 노출되기 쉽다. 정부는 중성화사업을 통해 개체수를 적정 수준으로 유지토록 하고 있다.

길고양이 중성화가 시행된 지 몇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찬반이 엇갈리고 있다.

이 과정에서 또 다른 동물 학대 논란이 제기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선 안산시의 좀 더 꼼꼼한 배려가 필요한 시점이다.

안산=구재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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