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의회가 4월로 30년을 맞았다. ‘논어(論語)’는 서른살을 ‘이립(而立)’이라고 부른다. 마음이 확고해 도덕 위에 서서 움직이지 않는다는 뜻이다.
지방의회는 주민들을 대표해 예산ㆍ결산(안) 승인과 조례 개정 또는 폐기 등을 담당한다. 행정사무감사는 물론 조사, 동의, (중요 시책) 심의 등을 통해 집행부를 감시하고 견제한다.
최근 안산시와 시의회가 대립하고 있다. 안산시가 모든 공직자들을 대상으로 배포한 ‘시의회 업무처리 매뉴얼’을 두고서다.
시의회와의 원활한 업무추진을 위해 소통창구를 일원화하고 상호협력체계를 강화해 효율적으로 시정을 추진하자는 취지였다.
그러나 시의회의 입장은 사뭇 다르다.
김태희 시의원은 “(안산시가) ‘시의회 업무처리 매뉴얼’을 만들면서 시의회와 사전에 협의가 없었다”며 5분 발언에 이어 일문일답을 통해 집행부를 압박했다.
안산시도 이에 대해 할 말이 많다. 그동안 시의회의 과도한 자료요구나 비공식경로를 통한 소통방식 때문이다.
과거 시의회가 의원 ‘1인1실’을 추진할 당시 우려했던 사안이 현실로 나타난 단면이기도 하다.
안산시의 ‘시의회 업무처리 매뉴얼’은 그래서 나름 의미가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그간의 관행을 없애기 위해 상호존중과 역지사지 의미를 담아 시의회 사무국과 사전에 협의를 거쳐 시행했기 때문이다.
지방의회는 4년 마다 치뤄지는 선거에 따라 새롭게 구성되지만, 시의회 사무국이 있어 전문성과 연속성을 유지할 수 있다. 시의회와 사무국을 별개로 봐서는 안되는 대목이다.
시민들은 시의회와 집행부와의 의미 있는 소통을 기대한다. 시의회의 살기 좋은 고장 만들기 위한 동력(動力)은 집행부와의 소통이기 때문이다.
안산=구재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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