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진자가 1억명, 사망자가 200만명을 훌쩍 넘어섰다. 미국, 인도, 브라질, 러시아 등 221개국에서 확진자가 나온 걸 보면 전 세계적으로 확산 되었다고 볼 수 있다. 다행히 대한민국은 국가 차원의 방역조치와 국민의 적극적인 호응으로 87번째(2021.1월 기준) 나라로 기록되고 있다.
중국 우한에서 발원된 코로나19가 초기에는 원인을 알 수 없는 호흡기 전염병으로만 알려졌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새로운 유형의 코로나바이러스라고 밝히고, 병원체도 동물에서 사람으로 옮겨진 걸로 분석됐다는 뉴스가 나오면서 전문가들은 사람들이 야생동물들과의 접촉과 이들을 즐겨 먹는 식문화가 바이러스 전염에 영향을 미친다고 말한다. 이렇듯 동물들과 사람 사이에 서로 전염되는 병원체에 의해서 일어나는 전염병을 ‘인수공통 전염병’이라 한다.
코로나19 창궐의 근본 원인은 환경파괴에서 찾을 수 있다. 이미 1980년대 기후전문가들은 우리들의 환경파괴가 생물다양성파괴와 기후변화로 이어지고, 지구에 끼칠 영향의 심각성을 주장해 왔다. 산림파괴로 인해 서식지를 잃은 짐승들이 마을로 넘어오면서 사람과 마주치는 일이 잦아졌다. 실제로 산업화를 거치면서 벌목, 채굴 등 무차별 개발과 환경훼손으로 수많은 야생동물이 보금자리를 잃게 되면서 개체 수가 급감했다. 그 결과 야생동물에 기생하던 바이러스가 새로운 숙주를 찾아 인간에게 옮겨 왔다는 것이다. 에이즈는 원숭이를 식용으로 키우고 먹는 과정에서, 콩고의 괴질 바이러스인 에볼라는 에볼라 강변 원시림이 파괴되면서 야생동물이 마을로 침범하여 인간과 접촉하면서 생겨났다.
말레이시아에서 발생한 니파바이러스도 박쥐가 돼지를, 돼지가 사람을 전염시켰다. 이렇듯 신종 바이러스 전염병 창궐 이면에는 항상 인간이 존재한다.
기후변화 역시 전염병을 확산시키는데 영향을 끼쳤다. 2018년 10월에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지구 온난화로 인한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 지구 기온을 산업화 이전보다 1.5℃ 이내 상승으로 제한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이는 신종 전염병의 전파를 막기 위해 꼭 필요한 조치임을 전 세계가 공감하고 있다.
지구의 위계와 생태계 질서가 혼돈상태이고 바이러스 전염의 불확실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백신 개발이 바이러스의 변이 속도를 따라잡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늦은 감은 있지만 코로나19 재앙 이후 기후변화 심각성에 대한 인식이 확대되면서 주요국의 탄소 중립 선언이 가속화 되고 있다.
유엔의 온실가스 감축정책에 따라 2020년12월에 문재인 대통령이 ‘2050 탄소 중립 비전’을 선언했다.
이 선언에는 기후변화로 인한 기후위기를 극복하는 의지도 담겼지만 야생동물들이 살 수 있는 환경을 복원시켜 사람이 사는 곳으로 오지 못하도록 하는 메시지가 더 강함을 알아야 한다.
김진영 방재관리연구센터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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