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노트]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시흥 교육행정은 ‘매일저리그’

김형수 사진
김형수 사진

조동주 시흥교육지원청 교육장이 취임한 건 지난해 9월이다. 그해 11월 중순께 첫 기자간담회가 있었다. 교육장 명함에는 개인연락처가 없었다. 그날 함께 자리를 한 과장을 비롯해 사무관과 팀장급 직원 대부분도 사무실 연락처 외에 개인연락처는 없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시흥시는 임병택 시장이 취임하고 직원들 명함에 개인연락처를 넣고 가능하면 사진까지 넣어 민원인들에게 불편이 없도록 지시했다. 교육행정은 아직도 80년대에 머물러 있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 5일 오후 4시가 넘어 시흥교육청에 취재차 갔다. 방문취지를 설명하니 “사전 연락은 하고 왔는지” 물은 후 앉아 기다리란다. 20여분 후 교육청 홍보담당자가 이곳 저곳 전화를 건다. 담당자가 부재 중이란다. 답답한 마음에 “교육장은 어디 계시냐”고 물었다.

돌아온 답은 역시 부재 중이었다. 사유를 물었다. 방금 전 일이 있어 교육청을 나갔단다. 언론과의 소통이 이 정도인데 민원인들은 어땠을까 하는 염려가 앞섰다. 교육청 직제표를 요구했다. 얼마 후 받아 본 직제표에도 역시 개인연락처는 없었다.

시흥시청 조직도 제일 윗 자리에는 ‘시흥 시민’이 있다. 직원들의 개인연락처는 요구만 정당하면 언제든지 받아 볼 수 있다. 다급한 사안이 발생하면 개인연락처를 통해 연락을 취해 주고 직접 질의와 답변 등도 받을 수 있다.

베트남의 호치민 전 주석은 ‘10년 이익을 위해선 나무를 심고, 100년 이익을 위해선 사람을 키우자’란 어록을 남겼다. 교육의 중요성을 얘기한 것이다.

교육장은 시장처럼 일정이 공개되지도 않는다. 교육청 업무에 대한 브리핑도 없다. 류현진은 ‘메이저리그’에 있는데 교육행정은 ‘매일저리그’에 머물러 있는 현실, 시흥교육장의 명함 한장을 통해 백년대계 시흥교육 민낯을 고스란히 체험하는 요즘이다.

시흥=김형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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