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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카페] 겨울방학 예절학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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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카페] 겨울방학 예절학당

작년 이맘때 생전 보지도 듣지도 못했던 대 유행병이 시작됐다. 처음엔 눈을 떴다가 감을 때까지 연신 신문 방송에 귀를 세우고 정보를 살피며 관망했다. 에이 이러다가 나아지겠지. 여느 해처럼 온 산이 초록으로 물밀듯이 들이닥치다가 어김없이 봄다운 봄 으스대기도 전에 스르르 여름으로 밀려나겠지. 설 명절 지나 겨울방학 예절학당은 그 해 첫 수업으로 또 시작되고 다시금 설레는 마음으로 일 년 동안 부쩍 키가 자란 아이들을 나는 곧 보게 될 거야.

겨울방학 예절학당은 겨울 냄새가 나야 하므로 개강 첫날에는 먼저 두툼한 오버를 벗고 한복을 입게 한다. 남자아이는(8세~12세) 바지저고리 위에 금박전복을 입혀 복건을 씌우고 여자아이는 다홍치마에 노랑 저고리를 입힌다. 아이들은 물론 치렁한 옷고름을 만지작이며 낯설어한다. 걷거나 앉을 때는 더욱 불편해한다.

설날 곱게 세배하여 세뱃돈 받는 상상으로 절 배우게 하고 오래오래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라는 뜻의 길고 흰 가래떡을 떡국으로 만들어 먹는 우리의 전통 음식과 유래를 이야기한다.

나흘간의 학당 고정 프로그램인 사자소학은 매일 한 시간씩 소리 내어 따라 읽고 쓰게 한다. 학당의 맥락으로 보면 바른 마음가짐 바른 몸가짐(九思九容)은 물론 부모님께 효도하는 효행편과 친구 사귀기(朋友) 또는 형제간의 우애(兄友弟恭) 등은 인성 예절의 기본이긴 하나 현실적으로 매우 곤란한 경우에 빠지기도 한다. 우선 양친이 안 계신 한 부모 아이도 있고 형제·자매가 없어 우애와 질서를 설명하기 어려운 때도 있다. 그래서 나만 잘하는 것보다 더불어 잘하는 것을 놀이에서 배우도록 한다.

하루는 윷놀이 또 하루는 사방치기 그리고 팽이치기 구슬치기 복조리 만들기 할 때는 그야말로 장날 같다. 우리의 전래놀이는 애들만이 아니라 어른도 좋아한다. 소리 지르며 땀 흘리며 손뼉치며 깔깔댄다. 시간이 언제 간지도 모른다. 입교 때 옷에다 이름표를 달아줄 때는 머쓱해서 이리저리 몸을 비틀었는데 수업을 마칠 때는 가지런히 옷을 정리하여 걸어두고 공손하게 인사한다.

스펀지가 물을 빨아들이듯 아이들은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친구, 오빠, 동생이 된다. 실로 놀랍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지만 아이들의 맑음을 바라보는 쪽은 더욱 감동이 아닐 수 없다. 특히 밥상 앞에서는‘맛있게 잘 먹겠습니다’ 그리고 다 먹은 후에는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를 말로써 표현하게 하고 다례체험 시간에는 차를 마시기 전에 반드시 “잘 마시겠습니다”’ 감사의 마음을 나타내도록 한다. 학당의 마지막 날은 부모님께 큰절을 올리는데 아쉬움으로 가득하다. 고운 습관 길들이기로 학당의 목적사업이 달성되는 순간이다.

올핸 30% 입교할 수 있는 대면수업과 비대면 수업으로 준비하고 있다. 곱고 예쁜 아이들과의 올 첫 프로그램에 다소 설렌다.

강성금 안산시 행복예절관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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