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점·과일가게·학원 등 문 두드려
“저금리 자금·원금 상환유예 한숨 돌려”
올 1조1천600억 코로나 회복자금 운용
‘모바일 보증서비스’ 시중은행 확대하고
고객응대 AI 도입… 효율적 상담서비스
“코로나19가 앗아간 희망을 경기신용보증재단에서 제공하는 자금으로 다시 키워가길 기대합니다.”
지난해부터 전국을 휩쓴 코로나19 여파로 거리가 한산한 4일 오전. 성남 분당 소재 경기신용보증재단 성남지점은 신용보증 상담을 받기 위해 찾아온 상인들이 줄을 이었다. 신축년(辛丑年) 새해 첫 월요일인 이날 보증상담을 받기 위해 성남지점을 찾은 이들은 코로나19로 어느 때보다 고단하고 어두웠던 2020년을 뒤로하고, 희망찬 새해를 맞기 위한 자금 확보에 기대감이 부풀었다.
성남 단대동에서 5년째 식당을 운영 중인 A씨(54)는 이날 경기신보 성남지점을 찾았다. 지난해 3월 경기신보를 찾았던 A씨는 정책자금을 신청했고, 3천만원을 저금리로 이용할 수 있었다. 그는 코로나19로 식당 경영이 어려울 것을 예상해 바쁜 시간에만 아르바이트 직원을 쓰면서 버텼고, 코로나19 확산세가 조금 꺾이는가 싶던 찰나에 지난해 말 5인 이상 집합금지 명령으로 한 번 더 위기를 겪게 됐다.
A씨는 “정말 힘든 상황이기에 한 번 더 경기신보의 문을 두드리기 위해 찾아왔다”면서 “다행히 상담을 받고 나니 2천만원 정도 지원이 가능할 것 같다고 한다. 아무쪼록 이번에 받은 자금이 코로나19 때문에 힘들어서 받는 마지막 자금이길 기원한다”고 강조했다.
성남 정자동에서 학원을 운영 중인 B씨(45ㆍ여)도 이날 경기신보 성남지점의 문을 열었다. B씨는 원금상환에 어려움을 겪어 지난해 초에 이어 다시 이곳을 방문했다. B씨는 “지난해 초에 경기신보에서 받은 저금리 자금으로 악착같이 버티고 버텼지만, 정말 힘이 들다. 올해는 이자뿐만 아니라 원금을 같이 내야 하는 상황이라, 어쩌면 좋을지 상담을 하러 왔다”면서 “다행히 경기신보에서 원금상환을 유예할 수 있게 상품을 바꿔준다고 한다. 당장의 지원금보다 학원을 운영할 수 있게 해줬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경기신보를 통해 여러차례 어려움을 이겨낸 사례도 있었다. 성남 수내동에서 과일가게를 운영 중인 C씨(49)는 “5년 전 알게 된 경기신보를 통해 설날 대목을 앞두고 주변으로부터 신보에서 자금을 저금리로 받을 수 있다는 소식을 접한 뒤 2천만원을 받아 물품 구매와 이자를 상환하데 도움을 얻었다”면서 “그리고 코로나19 때문에 시장을 찾는 손님이 줄어 큰 타격을 받았지만 지난해 한 번 더 경기신보를 찾아 2천만원의 자금을 확보하며 인고의 시간을 견뎠다. 그리고 오늘 5년 전 처음 받았던 2천만원을 다 갚게 됐다”고 사연을 소개했다.
이어 그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추가 자금을 지원받으러 다시 경기신보 성남지점를 찾아왔다. 2천만원을 한 번 더 받을 수 있게 돼 정말 다행”이라고 말했다.
경기신보는 올해 경기도와 함께 코로나19로 어려운 도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성공지원을 위한 1조1천600억원 규모의 코로나19 회복자금을 운용한다. 이 자금은 코로나19 장기화로 타격을 입은 기업의 회복·성장을 돕기 위해 마련됐으며 △중소기업 경영회복 3천억원 △매출감소기업 지원 2천억원 △소상공인 피해회복 4천억원 △위기대비 예비자금 2천600억원으로 편성됐다.
또한 경기신보는 코로나19 회복을 위한 집중지원을 통해 도내 민생경제 조기회복에 노력하겠다는 방침이다. 경기도형 뉴딜기업 지원 2천억원, 특화기업 지원 800억원, 특별경영자금 600억원, 창경자금(창업 및 경쟁력 강화자금) 5천억원을 포함한 총 2조원 규모의 경기도 중소기업육성자금 지원을 통해 도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경영안정을 도모할 계획이다.
아울러 경기신보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하며 언택트 금융서비스 지원을 강화할 예정이다. 특히 지난해 전국 최초로 시행했던 모바일 보증서비스를 고도화한다. 기존 하나은행에서만 실시했던 모바일 보증서비스를 다양한 시중은행으로 확대해 고객이 선택할 수 있는 취급은행의 폭을 대폭 확대한다. 또한 고객응대 AI를 도입해 효율적인 상담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최현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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