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국내는 물론 전 세계가 절망에 빠져있다. 지난해 1월에 시작한 코로나19는 전국 확진자가 5만명을 넘어선지 오래고 사망자도 급격하게 늘어가면서 공포감이 커진 상태다. 특히 지난해 말부터 수도권을 중심으로 감염이 확산하면서 제3차 대유행 사태가 발생했다. 이 때문에 수도권은 3일까지 3단계보다 더 강력한 조치인 ‘5인 이상 모임’을 금지하는 행정명령이 내려지기도 했다.
하지만 끝날 것 같지 않던 이 기나긴 침체에 한줄기 빛이 내리고 있다. 글로벌 바이오 기업들의 잇따른 백신과 치료제 개발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백신은 화이자의 ‘BNT162b’, 모더나의 ‘mRNA-1273’ 등이 출시해 미국·유럽 등에서 접종 중이다. 국내에서도 제넥신의 ‘GX-19’ 백신이 임상 실험 중이다.
특히 치료제는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연구소 및 제조공장을 두고 있는 셀트리온의 ‘CT-P59’를 비롯해 녹십자의 ‘GC5131’ 등 6개의 치료제가 임상 실험 중이다. 게다가 송도에 자리잡은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코로나19 치료제를 만든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및 일라이 릴리(Eli Lilly) 등과 위탁생산계약을 한 상태다. 코로나19 치료체 생산의 글로벌 전진기지인 셈이다. 인천이 코로나19 정복에 중심지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셀트리온, 코로나19 치료제 사용 승인 눈앞
셀트리온의 코로나19 항체 치료제 ‘CT-P59’의 개발은 순항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11월 코로나19 항체 치료제 ‘CT-P59’의 글로벌 2상 임상시험 환자 327명을 대상으로 투약을 마치는 등 속도를 내고 있다. 앞서 임상 2상은 국내를 비롯해 미국, 루마니아, 스페인 등의 코로나19 경증 및 중증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했다. 현재는 임상 2상 데이터 분석을 통해 CT-P59의 효능과 안전성, 적정 투약 용량 등을 확인 중이다.
셀트리온은 이에 대한 결과가 나오는대로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관계기관과 협의해 CT-P59 사용의 조건부 허가를 받을 예정이다. 이미 셀트리온은 조건부 허가를 받으면 즉시 의료 현장에서 코로나19 치료를 위해 사용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 지난해 9월부터 송도 생산시설에서 국내 코로나19 환자 10만명이 치료받을 수 있는 CT-P59 생산에 돌입, 초기 물량 생산을 마친 상태다.
셀트리온은 곧 세계 10여개 국가에서 3상 임상도 시작한다. 2상에서 확인한 CT-P59의 효능과 안전성을 보다 광범위하게 추가 검증할 계획이다. 셀트리온은 전 세계 규제 기관의 신약 허가 규정에 맞는 임상 절차를 거쳐 CT-P59 최종 제품 승인 절차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해외 대량 공급을 위해 연간 최대 150만~200만명분의 치료제 생산 계획을 세웠고 종전 제품의 재고 상황 및 글로벌 공급에 차질이 없도록 연간 생산 세부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
또 치료제 생산과 연구개발(R&D) 역량 확대도 이뤄지고 있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11월부터 인천 송도에 제3공장 및 글로벌생명공학연구센터(이하 연구센터) 건립을 본격화했다. 다품종 생산 및 공급 체계 구축을 위해 6만ℓ 규모 바이오의약품 제3공장을 건립하고, R&D와 공정개발 및 임상을 복합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원스톱’ 대규모 연구센터도 신축한다.
특히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시장 확대에 따라 대량 생산을 위한 설비 투자도 병행해 준비하고 있다. 인천 송도에 설립하기로 한 20만ℓ 규모의 생산시설은 ‘제4공장’ 및 복합 바이오타운으로 건립한다. 4공장 건립을 끝내면 셀트리온의 생산 능력은 국내에서만 45만ℓ 규모에 이르고, 해외공장을 포함하면 2030년까지 총 60만ℓ 규모의 생산능력을 확보할 수 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가능한 빨리 치료제를 완성해 모든 국민이 코로나19에서 안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 삼성바이오로직스, 전세계 코로나19 치료제 생산 전진기지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코로나19 항체치료제를 만든 GSK와 4천400억원 규모, Eli Lilly와 1천800억원 규모의 위탁생산계약을 했다. 이미 코로나19 치료제를 생산하는 글로벌 전진기지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이 바탕에는 삼성바이오가 가진 세계 최고의 품질 경쟁력과 최첨단 설비기술이 있다. 또 위탁연구(CRO)-위탁개발(CDO)-위탁생산(CMO)로 이어지는 수직 계열화로 ‘원 스톱 서비스(One Stop Service)’를 강화하고 원가경쟁력을 높인 점이 경쟁력으로 꼽힌다.
여기에 삼성바이오는 총 70여 건의 글로벌 제조승인을 획득하는 등 높은 수준의 기술력도 보유하고 있다. 글로벌 제조승인은 미국식품의약국(FDA), 유럽의약품청(EMA), 일본 의약품의료기기종합기구(PMDA) 등 각국의 규제기관으로부터 받는 필수적 조건이다.
삼성바이오는 지난 2015년 첫 FDA 인증을 획득한 이후 2019년에는 1년 동안 30개의 제조승인을 획득하며 품질관리 분야에서 세계 최고임을 인정받고 있다.
2018년 4월 국내 바이오제약 기업 최초로 비즈니스연속성경영시스템(BCMS) 국제 표준인 ISO22301 인증까지 획득했다. 위기 상황에서도 비즈니스의 연속성을 유지하기 위한 프로세스를 세우고 이를 인정받은 것이다. 중증환자들에게 공급되는 바이오의약품을 생산하는 CMO기업에게는 필수적인 인증이다.
삼성바이오는 코로나19 사태 초기부터 비대면(Untact) 상황을 예상하고 비즈니스를 지속할 수 있는 시스템을 신속하게 도입했다. 규제기관 검사(Inspection)와 고객사 실사(Audit)가 어려운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라이브 가상투어 시스템(VLT)을 도입했다. 고객사 인력이 출입국 제한으로 방문이 어려워질 것에 대비해 공장 전체를 온라인으로 둘러 볼 수 있는 가상현실(VR) 견학 시스템도 구축했다.
이와 함께 공급망 차질에 대비하고 공급망을 관리하기 위해 워룸(War Room)을 만들고 고객사와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공급망 관리 및 생산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원천차단 했다.
특히 삼성바이오는 지난해 11월 인천 송도 글로벌캠퍼스에서 세계 최대 규모의 제4공장 착공식을 했다. 제4공장 건설은 2022년 부분 생산, 2023년 전체 가동을 목표로 공사를 진행 중이다. 제4공장은 생산량 25만6천ℓ로 현재 단일 공장 기준 세계 최대 생산 시설인 제3공장(18만ℓ)의 자체 기록을 스스로 넘어선다.
또 삼성바이오는 제4공장을 세포주 개발부터 완제 생산까지 한 공장 안에서 ‘원 스톱 서비스’가 가능한 ‘슈퍼 플랜트’로 설계했다. 이를 통해 글로벌 바이오 의약품 공급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이고 고객 만족을 극대화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제4공장 건설에는 총 1조7천400억을 투입하며, 앞으로 제2바이오캠퍼스 부지 확보를 포함하면 전체 투자비는 2조원 이상이 될 전망이다.
삼성바이오 관계자는 “현재 코로나19 치료제 생산을 위한 만반의 준비를 한 상태”라고 했다. 이어 “코로나19 사태를 종식시킬 수 있도록 치료제 생산의 전진기지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했다.
■ 바이오산업 선도도시 인천,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생산 글로벌 기지로 도약
인천이 지난해 ‘바이오공정 인력양성센터’ 유치 성공에 이어 ‘바이오융합 산업기술단지’까지 승인받으며 ‘바이오산업 선도도시’로 우뚝 서고 있다. 지난해 중소벤처기업부는 인천 송도국제도시 11공구 ‘바이오융합 산업 기술단지’ 지정을 최종 승인했다. 이 사업은 송도 11공구 북측 10만6천865㎡ 부지에 추진하는 시의 바이오헬스밸리의 핵심사업 중 하나다.
이에 따라 인천시는 이 단지에 바이오와 헬스케어, 뷰티, 의료기기 산업을 집적해 연구개발(R&D)에서 수출까지 산업순환 구조를 갖추려 한다. 즉 특화한 바이오융합 산업기술단지다. 여기에는 ‘바이오 상생협력센터’, ‘공공유치’, ‘산업 분야별 특화지구’ 등이 들어선다.
바이오 상생협력센터에는 바이오 벤처창업보육(BI)실, 바이오장비실, 비즈니스 지원실 등의 시설을 만들어 바이오 벤처·스타트업 203곳을 유치할 계획이다. 또 공공유치에는 원부자재 국산화 지원센터, 의료기기 임상평가지원센터 및 글로벌 실증트레이닝센터 등의 입주를 추진한다. 산업분야별 특화지구는 바이오, 뷰티, 의료기기 분야 24개 기업이 들어서 기업별 연구개발·제조시설 구축 및 운영 공간으로 조성한다.
특히 송도에 아시아·태평양 지역 최대 규모의 바이오공정 인력양성센터가 들어선다. 지난해 보건복지부와 산업통상자원부는 바이오의약품 공정·개발 전문인력 양성센터 사업자로 ‘인천시-연세대 연합체’를 최종 선정했다. 시는 이 사업에 국비 527억원과 시비 192억원, 연세대 679억원 등 총 1천398억원을 투입, 센터를 2023년까지 완공한다. 정부 주도의 바이오 분야 전문인력 기관이 들어서는 것은 전 세계에서 3번째, 아시아에서는 처음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바이오 분야 인력난은 심각한 수준이다. 산업통상자원부 조사에서 2019년~2023년 바이오공정(생산시설 및 품질관리) 분야 신규 인력 수요는 1만6천554명이지만, 인력공급은 총 1만356명에 불과하다. 하지만 시는 센터가 들어서면 해마다 2천여명의 전문인력을 배출해 업계수요를 충족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박남춘 인천시장은 “송도는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우수한 바이오 기업이 협력할 수 있는 세계 1위의 바이오 의약품 생산도시”라고 했다. 이어 “이번 센터 유치를 통해 인천은 바이오의약품 생산기지, 각종 연구소, 인력양성 등 3박자를 두루 갖춘 세계적인 바이오 혁신 클러스터로 거듭날 것”이라고 했다.
이민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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