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대습지 겨울철새 감소 심각…“보호구역 지정해야”

시화호 상류에 조성된 안산갈대습지로 겨울철새들이 찾아오고 있다. 그러나 최근 인근에 대규모 고층 아파트단지가 들어서면서 개체수가 눈에 띄게 줄고 있어 조류보호구역 지정이 시급하다. 최종인씨 제공

시화호 상류에 조성된 안산갈대습지 주변에 대규모 고층 아파트단지가 들어서면서 겨울철새 개체수가 급감하고 있다. 이 때문에 안산갈대습지 등 시화호 상류 인근을 조류보호구역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화호 철새를 연구하는 에코이엔지 생태연구소는 매년 겨울이면 큰고니, 흰뺨검둥오리 등 멸종위기종을 포함한 겨울철새 3만여마리가 안산갈대습지로 날아들어 겨울을 보내는 것으로 관측됐으나 주변에 고층 아파트단지가 본격적으로 들어서기 시작한 3년 전부터 개체수가 1만여마리로 줄어든 뒤 올해는 수백마리에 그치는 등 급감하고 있다고 30일 밝혔다.

안산갈대습지는 지난 1997년 착공한 지 8년여 만의 모습을 드러내 국내 최초로 인공습지로 조성됐으며 넓이는 103만8천여㎡ 규모다.

▲ 안산-시화호 상류를 찾았던 철새떼
시화호 상류에 조성된 안산갈대습지로 겨울철새들이 찾아오고 있다. 그러나 최근 인근에 대규모 고층 아파트단지가 들어서면서 개체수가 눈에 띄게 줄고 있어 조류보호구역 지정이 시급하다. 최종인씨 제공

애초 K-water가 관리하던 안산갈대습지는 지난 2014년 안산ㆍ화성시로 분리 이관된 뒤 안산갈대습지와 화성비봉습지 등으로 구분돼 안산ㆍ화성시가 각각 관리하고 있다. 이후 안산갈대습지는 갈대 등 수생식물을 이용해 시화호로 유입되는 반월천 등 3개 지천 수질을 개선, 시화호 생태계를 회복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안산갈대습지를 중심으로 안산ㆍ화성시 양편에 대규모 고층 아파트단지가 들어서는가 하면 대규모 고층 아파트단지에서 발생하는 소음과 불빛 등으로 겨울철새들의 서식지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K-water 관할 당시에는 겨울철새들의 먹이활동 등을 보장하기 위해 겨울철에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만 습지를 개방했으나 시가 운영하면서 개방시간을 30분 연장하면서 겨울철새들이 찾지 않은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 때문에 안산갈대습지 등지를 조류보호구역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시화호 지킴이 최종인씨는 “안산갈대습지 주변의 인위적인 개발로 겨울철새 개체수가 급감할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겨울철새들이 편하게 쉴 곳이 없어 문제”라며 “이제라도 안산갈대습지 등지 조류보호구역 지정을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 안산-시화호 상류에 찾아 왔던 철새 청둥오리
시화호 상류에 조성된 안산갈대습지로 겨울철새들이 찾아오고 있다. 그러나 최근 인근에 대규모 고층 아파트단지가 들어서면서 개체수가 눈에 띄게 줄고 있어 조류보호구역 지정이 시급하다. 최종인씨 제공

안산=구재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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