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절정에 다다른 지난 8월20일 비대면 예절대학을 개강했다. 사실 예절관에서 예절대학을 진행하려고 벼른 지 반년 넘는 시간을 보냈고 개강 직전까지 고민은 끝이 없었다. 널리고 널린 평생대학, 주부대학, 여성대학 등 지역마다 특성을 살린 대학이 참 많기도 하여 인터넷을 통해 찾아보는데도 꽤 많은 시간이 요구됐다.
특히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은 그 내용이 거의 비슷비슷해 고루한 옛 예절에 대한 관심과 흥미를 이끌어내기란 만만치 않았다. 그래서 정하기를 일단 처음과 끝을 요람에서 무덤까지의 통과의례를 기본으로 성(性)과 사랑 태교 이야기와 웰다잉- 인생의 행복한 마무리로 정했다. 그러고 나니 중간 부분은 슬슬 풀어지기 시작했다.
여성으로 태어났으니 가정은 물론 사회에서도 리더십을 발휘하는 소통의 기술, 맥주양주 말고 우리의 전통주인 가양주, 한국의 멋 국악나들이, 돌 백일 혼례 폐백의 통과의례 음식, 오늘날의 명절차례와 제례, 그 사이에 살짝 찻자리의 미학 잎차와 발효차 행다례, 여성이면 누구나 호감을 느끼는 옥 반지 옥 노리개의 옥(玉)의 세계- 아름다운 우리 옥 그리고 지금 사는 지역의 역사와 문화, 문화인물 단원과 정조이야기를 짜 맞추었다.
일단 제목선정을 마친 후 강사 섭외에 들어갔다. 비대면 시스템에 절반 이상은 안 해봐서 불편하다고 난감해하셨다. 그리고 드디어 제1기 예절대학 수강생을 모집하기 시작했다. 욕심내어 50명으로 정했다. 예상 외로 70명을 넘어서고 80명에 이르게 되었다. 개강하고 몇 주가 지났음에도 계속 문의가 들어왔다. 신기했다.
한 지역에 내 의도와는 상관없이 인연 따라 인연이 되어 살게 되면 우리는 낯선 길도 익숙해지고 익숙해져서 편해지고 편하다 보면 고향처럼 주저앉게 되어 선뜻 이사하거나 멀리 떠났다가도 이내 돌아오고 싶어 한다. 815 광복절을 기점으로 기승을 부리는 코로나19로 인해 이미 적응이 되어선지 기대 이상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매주 올라오는 답글을 달다 보니 어느새 비대면 속에서 따뜻한 마음이 오가고 공감하는 관계를 형성하게 됐다.
대망의 2020년 비대면 예절대학 수강생 모집 때에 이런 문구를 넣었다. 가장 매력적인 사람은 자신감 있는 사람, 자신의 부가가치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사람 그리고 남을 배려할 줄 아는 사람이라고…. 내일은 행복예절대학 수료식을 대면으로 하는 날이다. 일면식도 없는 분들의 이름 석 자를 수료증에서 한 분씩 읽어본다. 옥색 바지저고리에 행전을 치고 도포에 술띠를 매고 유건을 쓴 그 수료생에게 이름과 얼굴을 번갈아 보며 주먹악수로 이렇게 반길 것이다. 그대는 매력적인 사람이라고.
강성금 안산시행복예절관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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