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 경기도궁도협회, 수백명 참가한 가운데 대회 강행

코로나 방역 비상

8일 경기도궁도협회장기 궁도대회가 열리고 있는 시흥시 시흥정에서 선수 등 참가자들이 뒤엉켜 있어 코로나19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김형수기자
8일 경기도궁도협회장기 궁도대회가 열리고 있는 시흥시 시흥정에서 선수 등 참가자들이 뒤엉켜 있어 코로나19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김형수기자

경기도체육회 산하 경기도궁도협회가 코로나19 사태 속에 선수단 수백명이 참가하는 협회장기 남ㆍ여궁도대회를 강행, 물의를 빚고 있다. 특히 대회 당일 현장방역조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참가 회원들에게서 조차도 원성이 나오고 있었다.

8일 시흥시와 경기도궁도협회 등에 따르면 경기도궁도협회는 7~8일 시흥시 정왕동 시흥정에서 도내 시ㆍ군궁도협회 산하 선수단 580명이 참가한 가운데 ‘2020 경기도궁도협회장기 남ㆍ여궁도대회’를 개최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에선 100명 이상 모이는 전시회, 박람회, 축제 등에 대해 이용인원 제한(4㎡당 1명), 마스크 착용 등의 방역수칙을 준수하는 조건으로 허용된다. 출입명부 작성, 발열 체크기 설치, 소독 및 방역, 마스크 착용 의무화, 손 소독제 비치 등 방역대책을 철저히 준수해야 한다.

하지만 대회 현장에선 제대로 된 방역조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궁도대회의 경우 출전 선수들의 연령대가 높아 철저한 방역조치가 필수지만 대회장 입구에 설치된 온도계는 방역요원이 없어 아무나 통과가 가능했고, 출입자 명부나 QR코드 체크인 등의 조치도 전무했다.

대회현장 선수 대기실에는 100여명의 대기 선수와 대회 관계자 가족들까지 거리두기 없이 뒤엉켜 있었고, 심지어는 마스크를 쓰지 않은 입장객들도 있었다. 참가 선수들은 경기 중 마스크를 쓰지 않고 1m 거리두기도 지키지 않아 위험하기 짝이 없었다.

이 뿐만이 아니다. 대회장 밖에는 천막을 치고 대회용 의류나 물품을 파는 각종 매장들이 즐비했고, 심지어 주류 시음장이나 컵라면, 커피, 차 등을 파는 매장까지 영업하고 있지만 방역당국은 손을 놓고 있었다.

한 참가선수는 “경기 중에는 1m 거리두기도 어렵고 마스크를 쓸 수 없는 특수성이 있는데도 대회를 강행하고 있다”며 “이번에 대회를 안 열면 예산을 반환해야 되니 강행하는 게 아닌가 싶다”고 비판했다.

경기도궁도협회가 코로나19 사태 속 대회를 강행하는 것은 ‘방역 방해’에 가깝고, 지자체의 방역에도 구멍이 뚫렸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협회 측은 “방역지침을 준수하며 시합을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협회 관계자는 “원래 올해 상반기 중 대회가 열려야 했는데 코로나19로 늦어졌다. 개회식도 안 치르고 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코로나19 감염이 우려된다는 지적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더욱 철저하게 방역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시흥시 관계자는 “500명 이상이 모이는 대회는 당연히 시와 사전에 협의해야 하고 방역절차를 철저히 지키도록 권고하고 있다”면서 “방역조치가 미흡할 경우 집합금지명령 등을 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8일 경기도궁도협회장기 궁도대회가 열리고 있는 시흥시 시흥정에서 선수 등 참가자들이 뒤엉켜 있어 코로나19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김형수기자
8일 경기도궁도협회장기 궁도대회가 열리고 있는 시흥시 시흥정에서 선수 등 참가자들이 뒤엉켜 있어 코로나19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김형수기자

시흥=김형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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