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시가 제574돌 한글날을 맞아 지난 8일 선밸리호텔에서 ‘한글과 민주주의, 지역사회에서의 문해력’을 주제로 한글로나르샤 학술대회를 열었다.
이 대회는 국내 문맹률이 1%에 불과하지만 문해력(Lliteracy)은 25%로 실질적인 문맹률이 75%나 된다고 보고, 현실 속에서 겪고 있는 소통의 문제를 살펴보기 위해 마련됐다.
코로나19로 줌(Zoom)을 활용한 화상회의로 연결해 진행된 대회는 김하수 전 연세대 국문과 교수의 ‘문해력, 민주주의, 교육’과 최경봉 원광대 교수의 ‘한글과 민주주의’ 기조 강연 등으로 문을 열었다.
기조강연에서 김하수 전 교수는 언어적 사회화 과정을 중심으로 현대사회에서 문해력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그는 “문해는 글자가 얼마나 우수하냐 하는 것 보다는 교육제도 정비와 교육환경 개선과 더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과거에는 글을 깨우치면 문맹에서 벗어났지만 시대가 흐르면서 광범위한 사회적 소통에 참여할 수 있는 능력(문해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해졌다”며 산업사회에서의 문해와 정보통신기술 등장 이후 언어의 변신, 디지털 문해 등에 대한 개념을 짚었다.
이어 “디지털시대에는 영상의 의미해석, 예술품의 상징성 해석, 무용의 해석 등과 합성이 이뤄져 종합적 문해활동이 가능해지고 있다”며 “이는 언어적 사회화를 넘어서는 기술혁명과 시장혁명을 동반하는 변혁이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두 번째 기조강연을 한 최경봉 교수는 한글 창제는 권력이었던 문자가 대중들이 알권리를 찾게 된 중요한 시작점이었다는 점을 역사적 흐름을 통해 설명했다.
그는 “한글 반포 이후 백성들이 문자를 익혔고 격동기였던 고종 31년에는 ‘법률이나 칙령은 모두 국문(國文)을 기본으로 한다’고 공표, 중요한 법령이 백성들에게 ‘알려야 할 필요’를 넘어 ‘알려야 할 의무’로 자각됐다”고 말했다.
제1분과 ‘문해력의 확장과 심화’를 주제로 진행을 맡은 김성우 언어학자는 ‘여전히 읽고 쓴다는 것’을 통해 문해력의 넓이와 깊이에 대해 발제하고 신동일 중앙대 교수는 의례와 배치, 권력 등을 중심으로 ‘여러 개의 리터러시’에 대해 발표했다.
김아미 시청자미디어재단 연구위원은 ‘미디어시대의 리터러시’, 김한수 금천구마을공동체지원센터 야학활동가는 ‘다시 생각해보는 프레이리 문해교육’을 통해 문해력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민주주의는 문해력(리터러시)을 필요로 한다’는 주제로 토론한 2분과는 박복선 전환교육연구소장이 진행과 발제를 맡았다.
하승우 이후연구소장이 ‘시민의 소양으로서의 리터러시’, 이광석 서울과기대 교수가 ‘디지털 민주주의와 비판적 리터러시’, 이정모 국립과천과학관장이 ‘과학 없는 민주주의는 가능하지 않다’, 이재영 공주대 교수가 ‘새로운 문명을 여는 생태 리터러시’ 등을 각각 발제하고 각 분야 문해력 필요성에 대해 토론했다.
서울시교육청 성현석 선생이 진행과 토론 발제를 맡은 제3분과는 박지희 서울 도봉초 교장이 ‘교실 속의 문맹자들’, 천성호 노들장애인야학 대표교사가 ‘장애인의 읽기와 쓰기’ 사례를 소개했다.
홈리스 야학활동가인 황성철씨가 ‘홈리스 야학과 한글교실’, 국어담당인 서현숙 교사가 ‘리터러시 학습의 장으로서의 동아리’ 등을 발표하고 각 계층 문해력에 대한 현재 상황과 중요성 등에 대해 분석했다.
‘지역사회의 문해력’을 중심으로 ‘여강길’ 장주식 대표가 진행과 발제를 맡은 제4분과는 인문공동체 ‘책배여강’ 회원인 원순식씨가 ‘그림책으로 보는 문해력’, 청소년인문학단체 ‘토닥토닥’의 김동헌 대표가 ‘마을교육공동체 속 문해력’을 발표하고 여주지역 사회에서의 문해력에 대한 상황 등을 토론했다.
김학민 경기문화재단 이사장과 김진오 여주세종문화재단 이사장, 한정미 여주시의원 등이 자유토론에 참여해 지역을 중심으로 문해력의 의미와 중요성에 대해 살펴봤다.
3부에서 기조연설자로 나선 이항진 여주시장은 ‘한글도시 여주의 미래’를 주제로 도시 발전을 위한 문해력의 중요도를 언급했다.
이 시장은 “미래사회는 우리에게 끊임없이 배움을 요구할 것이다. 학습하지 않으면 생존을 위협받게 될 것”이라며 “문해력을 키우지 않고는 소통할 수 없는 만큼 국가는 평생학습교육을 통해 국민들의 문해력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여주시는 아이부터 어르신에 이르기까지 세대별 평생교육 지원체계를 세우고 있다. 역세권 학교복합화사업을 통해 공동체 교육의 토대도 마련하고 있다”며 “사회 전체가 함께 배우고 가르치며 사회적 문해력을 높여나가겠다. 여주시가 가장 이상적인 한글도시라는 자긍심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9일 오후 2시부터 3시까지 능서면 세종대왕 영릉(英陵)에선 ‘세종대왕릉 제모습찾기 준공식’이 열렸다.
여주=류진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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