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체험 키트' 등 대책 마련 고심
남양주 농촌체험농장들이 코로나19로 인한 소득 저하로 시름에 빠졌다. 올해 학교ㆍ유치원ㆍ관공서 등의 단체 체험 신청이 거의 없고 개인 및 가족단위 체험도 급감해서다.
18일 시와 체험농장 등에 따르면 시가 관리하는 체험농장 60여곳에서 진행 중인 수확 및 만들기 체험 프로그램이 거의 중단됐다. 일부 농장은 개인 및 가족단위 체험 신청을 받고 있지만 이마저도 지난해에 비해 미미하다.
체험농장주 A씨는 “지난해 같은 시기 수확체험을 할 과일이 없어 더 이상 단체를 받지 못할 정도였으나 올해는 단체체험 신청이 하나도 없고 기존에 예약했던 곳마저도 모두 취소했다”고 말했다.
체험에만 의지하던 일부 농가들은 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되면 폐업까지 고려해야 할 상황에 처했다.
다른 체험농장 대표 B씨는 “코로나19 이후 단체 및 개인 체험 프로그램이 중단돼 소득은 제로인 상태”라며 “가공 제품 매출이 줄어 체험 쪽으로 보완하려 했는데 그마저도 어렵다”고 토로했다.
다산2동 소재 농원 대표 C씨는 “체험농장 모두 개점 휴업 상태인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나아질 기미조차 보이지 않은 게 더 걱정”이라고 말했다.
시도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일단 농림축산식품부가 검토 중인 체험키트를 활용한 비대면 체험 프로그램 운영에 기대를 걸고 있다.
시는 이와 관련 관광농원, 교육농장 등을 대상으로 체험 프로그램(체험 키트) 상품을 조사해 오는 25일까지 농림부에 제출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비대면 체험은 방문체험이 사실상 어려우니 농가가 유튜브 강의 등을 진행하고 단체에 체험 키트를 보내는 등 집이나 학교에서 농촌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라며 “체험농장에 참여 의사와 체험 키트 상품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농장은 체험 키트를 활용한 비대면 체험에 대해 대체적으로 긍정적인 입장이다. 하지만 비대면 프로그램은 가공 체험은 가능하지만 수확 체험은 안 된다는 단점이 있다. 농민들이 유튜브 강연에 익숙치 않고, 재료와 기구 등 체험 환경도 다를 수 있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C씨는 “체험농장의 현장 의견을 반영한 다각적인 연구를 통해 농촌 관광과 체험 프로그램 활성화 대책이 빨리 마련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남양주=심재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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