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은 무엇인가. 음악은 소리를 만들어 내는 작업이다.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소리를 만들어 내는 예술이다. 이를 생산하고 재생산하는 작업을 하는 사람들이 연주자이다.
■ 음악은 진실
음악은 영혼의 안식처이다. 음악은 인간의 공허를 채워주는 최고의 창조물이다. 음악은 가장 정직한 친구이며 믿을 수 있는 유일한 존재이다. 음악은 우리의 영원한 동반자이며 가장 위대한 사랑이다. 음악을 통해 인간에게 숨겨진 감성과 감각이 드러나며 행복한 생활을 영위하게 해준다. 음악은 부족한 감정을 강화 또는 완화해 주기도 한다. 완전하지 못한 인간들의 부끄러운 요소들을 채워주는 따뜻한 위로가 된다.
인간들은 그들이 만들어낸 언어로 감정을 표현하는 것에 실패한다. 그러나 음악은 풍성하게 그리고 성공적으로 감정을 표현하게 해준다. 음악은 분명히 강한 치유의 능력이 있다. 음악을 통해 절망과 외로움에 찌들어 오늘을 생의 마지막 날로 생각하는 영혼들을 충분히 위로한다. 음악이 없는 삶은 가치가 없다. 음악은 단순한 오락이나 흥미의 도구가 되기도 하지만 진정한 음악의 본질은 세상에서 가장 험하고 높은 산보다 위대한 것에 오르게 한다.
■ 연주가의 본질
연주가로 미친 듯 또는 정상이 아닌 듯(crazy) 살아가지만 그것이 어리석음 또는 바보 같은 행동 (foolish)은 아니다. 내가 음악을 선택한 것이 아니라 음악이 나를 선택한 것이 진실에 가까운 표현이다. 연주를 통해 상상할 수 없는 많은 것을 표현할 수 있는 특권을 누리며 살아왔다. 음악을 전혀 모르는 촌로에게 베토벤의 열정을 전하며 새로운 감동의 세계를 열어 주었으며 어머니를 잃고 연주 홀 구석에 비통하게 자리 잡은 소년의 가슴을 보듬어주는 브람스 음악으로 날개를 띄울 수 있었다. 우연히 연습실을 스쳐 지나가던 우체부에게 들려준 하이든의 낯선 멜로디는 그가 받은 최고의 보너스가 되었다. 이것이 우리가 추구하는 음악의 본질이다.
■ 연주자의 험한 길
음악을 쫓아 험한 길을 걷는 많은 연주자가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연주가는 새롭고 신선한 주제로 매일 아침을 맞을 수 있다. 꽃보다 진한 음악의 향기를 느끼며 열정의 끈을 놓치지 않고 살아갈 수 있다. 그러나 연주가는 저절로 생성되는 것은 아니다.
연주가는 엄청난 양의 노력을 깃들여야 한다. 몸 안의 정신적, 영적, 그리고 물리적인 성분이 음악의 섬세한 세포로 가득 차 있어야 진정한 연주자가 될 수 있다. 물론 어려운 선택이 되겠지만, 음악을 위해 모든 것을 포기하는 희생을 두려워하지 않아야 한다.
끝없이 떠오르는 영감과 샘솟는 에너지를 음악에 실어야 한다. 그래서 늘 도전적인 삶을 살아야 한다. 연주가의 길을 걷는 후배들이 어려운 이 길을 어떻게 헤쳐나갈 수 있는지 물어온다. 대답은 간단하다. 그러나 실천은 어렵다. ‘세상의 무엇보다 더 음악을 사랑하는가?’
함신익 심포니 송 예술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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