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국토청, 일방적 교차로 신설하고 폐쇄…“주먹구구식 행정”

서울지방국토관리청이 43번 국도 의정부~포천 소흘간 도로를 확포장하면서 주민들의 반대로 무산된 교차로 신설과 관련, 교차로 연결 우회로 공사를 추진한 것으로 드러나 행정 난맥상을 드러내고 있다.

25일 서울국토관리청, 포천시, 주민 등에 따르면 서울청은 지난 2010년부터 43번 국도 의정부~포천 소흘간 도로 확포장공사를 진행, 현재 98%의 공정률을 보이며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서울청은 이 과정에서 100여년 동안 마을 주민들이 사용해 오던 송우리 우리병원 인근과 이가팔리ㆍ초가팔리 등 교차로 2곳을 일방적으로 폐쇄키로 했다. 기존 교차로 2곳 간격이 200여m에 불과하고, 그동안 교차로가 없어 활용되지 못한 도시계획도로를 연결, 교차로를 하나로 통합해야 통행속도와 교차로 서비스 수준이 향상된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면서 교차로 신설을 위해 부지를 매입하고 교차로와 연결되는 새로운 도로를 개설했다.

그러나 마을 주민들과 상인들의 반발에 부딪히면서 지난해 8월 추진 5개월여만에 포기하고 70여m에 이르는 (교차로와 연결되는) 신설 도로는 폐쇄됐다. 한때는 이 도로가 불법 주차공간과 폐 콘크리트 등 쓰레기들이 버려진 채 방치돼 오다 현재는 우회도로로 이용하기 위해 마무리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우회도로는 차량 흐름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데다 건물 한채만 덩그러게 남아 있는 삼각섬을 만들어 놓는 형국이 됐다. 이 때문에 예산 낭비 지적을 피하기 위해 궁여지책으로 우회도로로 건설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제는 또 있다. 이곳이 지난해 LH와 시가 공공택지개발지구로 확정한 구역 내 포함돼 택지개발사업이 진행되면 신설 도로는 물론 통합 교차로도 폐쇄할 수밖에 없는데도 서울청은 이를 무시하고 강행했다.

교차로 신설 반대를 주도했던 주민 이채혁씨(69)는 “서울청이 마을 주민들 의견을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교차로 신설을 주도했다 낭패를 본 것이다. (교차로로 연결되는) 신설 도로가 공공택지개발지구에 포함된 것을 알면서도 도로를 신설, 예산 낭비로 이어졌다. 반드시 감사기관이 따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서울청 관계자는 “지난 2010년 당시 포천시 도시계획도로와 연결하는 교차로 신설공사가 예정돼 있어 공사 추진이 불가피했다. 현재는 상시 우회도로 개설공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포천=김두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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