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 영중면 상인들 "민원 넣은 상가만 배수구 설치" 분통

포천시 영중면 도로변 상가가 폭우로 침수(본지 6일자 10면)된 가운데, 민원을 제기하지 않은 상가에 대해선 배수구 설치를 외면해 피해를 키웠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0일 포천시와 영중면 상인들에 따르면 시는 지난해 12월 영중면 시내도로 확·포장 공사를 실시하면서 민원을 제기한 상가 앞에는 배수구를 설치해주고 민원을 제기하지 않은 상가에는 배수구를 설치하지 않았다. 영중면 상인들은 최근 내린 폭우로 침수 피해를 당한 상가 대부분이 도로에 배수구가 없는 상가라고 주장했다.

포천시 영중면 버스정류장 앞 상가들은 지난해 도로 확·포장 공사 시 지대가 낮아 집중호우가 내리면 도로에서 언제든 물이 들이닥칠 수 있다고 판단, 포천시에 배수구를 설치해달라는 민원을 제기했다. 포천시는 이 상가들 앞에는 곧바로 배수구를 설치했다.

이런 가운데 포천시는 민원을 제기하지 않은 바로 옆 상가(4곳) 앞에는 배수구를 설치하지 않고 작업을 마무리했다. 이 때문에 폭우로 인해 도로에서 넘친 물이 상가들을 덮쳤다. 이 때문에 도로 배수구가 설치되지 않아 피해를 당한 상가들은 집기와 물건들이 모두 물에 잠겨 영업을 재기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반면, (상가 앞에) 배수구를 설치한 상가들은 최근 내린 폭우에도 피해를 보지 않았다.

상인 A씨는 “현장을 보면 지대가 낮아 상가 앞에 배수구 설치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는데 민원을 제기하지 않았다고 부분적으로 배수구를 설치하는 행정이 어디 있느냐”며 “당연히 공사할 때 같이 설치할 줄 알았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상인 B씨는 “애초 도로를 포장할 때 높게 포장된 도로를 보며 ‘배수로를 확보해야 하는 게 아니냐’고 따졌지만, 현장 관계자는 ‘우리는 잘 모르는 일’이라며 무시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에 강종형 포천시 도로과장은 “비가 그치는 대로 배수구 설치작업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포천=김두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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