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수관을 연결하지 않고 도로공사를 마무리해 하수와 오수가 역류하면서 악취와 분뇨가 섞인 흙탕물이 가게로 밀려들어 오는데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지요, 도로를 상가보다 높게 포장하면 빗물이 상가로 밀려들어 오는 건 당연한 거 아닙니까?”
이는 이번 호우로 피해를 입은 포천시 영중면 주민들의 하소연이다.
포천시 영중면 시내를 관통하는 도로 일부는 상가보다 더 높게 포장돼 있다. 또 일부 구간은 배수구를 아주 적게 설계했다. 모두 폭우에는 견딜 수 없는 구조다.
우려가 현실이 됐다. 최근 내린 폭우로 시내 곳곳 상가는 물에 잠겨 물을 퍼내느라 주민들은 장사는 고사하고 밤잠을 설쳐야만 했다.
호우피해가 인재라는 사실에 5일 양문리 주민들은 분통을 터트렸다. 박선철 양문1리 이장은 “지난해 말 영중면 시내 진입도로 확ㆍ포장공사가 마무리됐는데 도로가 상가보다 높고 배수로도 시원치 않아 시에 문의했지만, 괜찮을 것이란 대답뿐이었다. 이 때문에 낮은 지대에 있는 상가들은 모두 물에 잠겼다”며 “일부 상가는 우ㆍ오수관로도 연결하지 않고 공사를 마무리, 우ㆍ오수가 뒤섞이면서 흙탕물이 가게로 밀려들어 와 중장비까지 동원하는 소동을 빚었다”고 주장했다.
A식당은 우ㆍ오수가 연결되지 않아 폐수에 잠겼다. B식당은 우ㆍ오수가 역류해 밀려 들어오면서 급히 중장비를 동원, 새로운 배수로를 만들어 그나마 수마를 피했다.
현재도 오수는 계속 새어나오고 있지만, 속수무책이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폭우로 시내를 관통하는 도로 일부가 들뜨는 현상까지 발생했다. 배수구가 제 구실을 못했기 때문이다. 사은교로 가기 전 삼거리는 폭우로 배수구에서 물이 솟구치면서 삼거리 도로가 1m 이상 올라갔다가 내려앉는 사고가 발생했다.
도로 포장한 아스팔트 속은 이미 흙이 쓸려 내려가 텅 비었다. 하지만 겉은 멀쩡해 자칫 대형사고 위험을 안고 있는데도 차량을 통제하지 않았다.
임종훈 시의원은 “포천시의 안일하고 부실한 행정 때문에 결국 주민들이 피해를 당하게 됐다”며 “이번 일은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강종형 포천시 도로과장은 “이번 폭우로 영중면에서 침수사고가 발생했는지 몰랐다. 뒤늦게 발령받아 도로사업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포천=김두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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