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안산 유치원 식중독 사태 수사 본격화

집단 식중독이 발생한 안산시의 한 유치원에서 29일 오전 경찰이 유치원으로부터 임의제출 받은 CCTV 자료 등이 담긴 상자를 옮기고 있다. 김시범기자
집단 식중독이 발생한 안산시의 한 유치원에서 29일 오전 경찰이 유치원으로부터 임의제출 받은 CCTV 자료 등이 담긴 상자를 옮기고 있다. 김시범기자

집단 식중독이 발생한 안산의 한 사립유치원에서 보존식이 폐기된 것으로 드러난 가운데(경기일보 29일자 7면) 경찰이 해당 유치원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여 최근 한 달 치 분량의 CCTV 영상 자료를 확보하는 등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다.

안산상록경찰서는 29일 오전 10시20분께 상록구 소재 A 유치원을 압수수색, 유치원 내 CCTV 10여대와 원생들의 식중독과 관련된 급식자료 등을 확보했다.

경찰은 이 영상을 분석해 식중독 사건 발생 전후인 지난 10일 수요일부터 15일 월요일까지의 방과 후 간식이 보존되지 않은 이유를 확인할 계획이다.

보존식은 식중독 발생 등에 대비해 집단급식 시설에서 의무적으로 음식 재료를 남겨 144시간 동안 보관해야 한다. A 유치원은 보건 당국의 역학조사 과정에서 궁중떡볶이(10일 간식), 우엉채조림(11일 점심), 찐감자와 수박(11일 간식), 프렌치토스트(12일 간식), 아욱 된장국(15일 점심), 군만두와 바나나(15일 간식) 등 6건의 보존식을 보관하지 않은 사실이 적발돼 5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받은 상태다.

식중독 사고가 발생한 지 20일이 되어 가지만 아직 식중독을 일으킨 원인균을 찾지 못해 보건 당국이 사고 원인 규명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중요한 단서가 될지 모르는 보존식이 왜 없는지에 대해 경찰은 우선 확인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A 유치원 원장은 지난 27일 문자메시지를 통해 학부모들에게 “급식의 경우 보존식으로 보관했지만 저의 부지로 방과후 제공되는 간식의 경우에는 보존식을 보관하지 못했다”고 해명한 바 있다.

이에 경찰의 CCTV 분석은 혹시 식중독 사고 이후 A 유치원 측이 고의로 보존식을 폐기한 것은 아닌지에 대해 살펴보는 데 집중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확보한 자료에 대해선 다각도로 분석할 방침이며 원인균이 유치원 측에서 나와야 책임을 물을 수 있다”며 “보건당국의 역학조사 결과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안산=구재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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