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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카페] 여름의 초입에서
오피니언 문화카페

[문화카페] 여름의 초입에서

전통 농경사회에서 6월 초는 24절기 중 아홉 번째 절기인 망종[(芒種)에 해당한다. 양력으로는 6월 6일 무렵으로 태양의 황경이 75도에 달하는데, 망종이란 벼 같이 수염이 있는 까끄라기 곡식의 종자를 뿌려야 할 적당한 시기라는 뜻으로 이 시기는 모내기와 보리 베기에 알맞은 때이다. 모내기가 한창인 망종을 전후로 지난가을 수확한 곡식들이 떨어져 채 익지 않은 보리 순이나 나락으로 허기를 채웠으니 ‘보릿고개’라는 말도 여기에서 유래했다. 극심한 춘궁기(春窮期)에는 보리 순은 고사하고 소나무껍질, 칡뿌리, 솔잎으로 배고픔을 이겨냈으니 고단한 삶을 살던 농민들의 애환을 엿볼 수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사회 각 분야에서 많은 애로사항이 발생하고 있으며 사회적, 경제적으로 힘든 시절을 이겨내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지만 감염 추이가 쉽게 진정되지 않고 장기화 조짐을 보인다. 관광 및 여행업, 소규모 자영업자, 공연예술업계 종사자 등이 현대판 보릿고개를 겪고 있다.

관계부처 및 지방자지단체에서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지만 기업과 현장의 기대치에는 미치지 못하는 정도라 아쉽다. 하지만 위기는 기회라고 부분별로 다양한 위기 극복방안과 함께 ‘포스트 코로나’에 대비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으니 ‘비 온 뒤에 땅이 굳어진다’는 속담처럼 사회 각 분야에서 더 발전적이며 진취적인 아이디어가 나오리라 생각한다.

특히 관광분야에는 그동안 ‘가성비’ 중심의 저가 관광, 단체관광에서 벗어나 ‘가심비’와 차별화된 프로그램을 선호하는 형태로 여행의 트렌드가 바뀔 것으로 예측하고 있으니 경기도의 문화관광에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때마침 문화재청에서는 지난주 지역의 문화유산과 관광을 접목하고자 문화유산 방문 캠페인을 대대적으로 전개하기 시작했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참 만남, 참 문화유산(Feel the REAL KOREAN HERITAGE)’을 구호로 하는 문화유산 방문 캠페인은 문화유산과 사람 간 거리를 좁히고 문화유산을 국민을 위한 공간으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이를 통해 지역관광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문화유산 방문을 통해 우리 유산의 가치를 재발견하고 휴식과 관광, 치유의 공간으로서 문화유산의 매력을 알리고자 문화재청은 ‘문화유산 방문 코스’를 선보였는데. 세계유산과 인류 무형유산을 중심으로 주제의 유사성, 지역 근접성을 고려해 1박 2일 또는 2박 3일 일정으로 돌아볼 수 있는 ‘한국 문화유산의 길’ 7개 코스를 마련하였으니 경기도는 서울, 인천과 함께 ‘왕가의 길’이라는 코스에 김포 장릉, 광주시 남한산성, 수원 화성, 화성 융릉과 건릉 4개 세계유산이 포함되었다.

이번 캠페인은 문화유산의 적극적인 활용을 통해 전통문화에 대한 이해를 도모하고 지역발전과 관광객 유치에 도움이 되리라는 기대가 크기에 경기도와 김포시, 광주시, 수원시, 화성시는 적극적인 자세로 문화유산 방문과 지역 관광 활성화를 연계하는 중장기 발전계획을 수립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서울 중심의 관광이 아닌 새로운 지역에 기반을 둔 관광상품 개발을 통해 장기적으로 해외 관광객을 유치할 기회로 만들려면 기존의 문화유산과 수원화성문화제, 정조 효 문화축제 등 지역 축제와의 연계, 참신한 체험 행사의 개발이 필요하다. 코로나19로 인한 위기를 기회 삼아 차별화된 관광정책과 전략을 세운다면 지역의 발전과 도시 이미지 제고에도 큰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며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적극적인 검토와 전향적인 정책수립을 기대한다.

한덕택 서울남산국악당 상임예술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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