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 화폐 ‘모바일 시루’ 언택트 시대 주목... 올 한해 발행액 296억 돌파

출시 1년 만 지역경제 성공적 정착

▲ 코로나19가 확산하며, 비접촉식 결제가 가능한 시흥화폐 모바일시루가 주목받고 있다. 시흥시청
▲ 코로나19가 확산하며, 비접촉식 결제가 가능한 시흥화폐 모바일시루가 주목받고 있다. 시흥시청

코로나19로 ‘언택트’가 주목받고 있다. 언택트(Untact)‘란 ’콘택트(contact: 접촉하다)‘에서 부정의 의미인 ’언(un-)을 합성한 말로, 기술의 발전을 통해 점원과의 접촉 없이 물건을 구매하는 등의 새로운 소비 경향을 의미한다.

사람과 사람 간의 접촉에 의해 전파되는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비접촉식 결제가 가능한 시흥시 지역화폐 ‘모바일 시루’도 급격하게 확산하고 있다. 국내 지자체 중 최초로 모바일 결제시스템을 도입한 시흥시 지역화폐 모바일 시루는 소비자가 스마트폰에서 가맹점 QR을 스캔하면 결제가 이뤄지는 방식이다.

모바일 시루 같은 비접촉식 결제 방식은 세계보건기구(WHO)에서도 권장하고 있다. 실제 코로나19 확산 국면에서 올 한 해 모바일 시루 발행액은 296억을 돌파했다. 같은 기간 지류 발행액이 97억 가량이 것을 감안하면 3배 이상 유통된 셈이다.

▲ 시흥시는 코로나19 극복을 돕기 위해 오는 7월까지 10% 특별할인을 적용한다. 시흥시청
▲ 시흥시는 코로나19 극복을 돕기 위해 오는 7월까지 10% 특별할인을 적용한다. 시흥시청

■ 모바일시루 작년 2월 출시, 유통액 ‘지류형’ 뛰어넘어

시흥시는 지난해 2월 전국 최초로 모바일 지역화폐를 도입했다. 한국조폐공사와의 협약을 통해 신뢰성과 기술력을 확보하고, 스마트폰 앱으로 QR코드를 스캔하면 결제가 이뤄지는 방식으로 사용자의 편의를 도모했다.

출시 1년 남짓이지만 모바일 시루는 지역사회에 성공적으로 정착하고 있다. 유통량, 사용자수, 가맹점 사용률, 소비자 만족도 등 모든 지표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모바일 시루 판매는 지난해 총 276억 6천700만원이었지만 올해 4개월간 판매액이 296억4천700만원으로 지난해 8개월간의 판매액을 훌쩍 넘어섰다.

현재 모바일 시루 가입자 수는 11만8천280명이다. 시흥시경제활동 인구 2.5명 중 1명꼴로 모바일 시루를 사용하고 있다는 말이 된다. 가맹점은 5월 초 현재 7천539개소로, 올해 들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4월에만 1천214개소가 시루 가맹점으로 등록했다.

모바일 시루로 젊은 층의 전통시장 이용률도 높아지고 있다. 신용카드 사용이 쉽지 않았던 전통시장이 모바일시루 시스템을 적용하면서, 결제 편의 요구도가 높은 젊은 층의 성향에 적중했기 때문이다.

신천동에 거주하는 장지연(32)씨는 “전통시장은 카드 사용을 거부한다는 인식이 있어 자주 찾지 않았는데, 모든 가게에 모바일시루 결제 코드가 있어 맘 놓고 물건을 구입할 수 있게 됐다”며 “이번 10% 할인기간에 구입해 저렴한 전통시장에서 사용하니 1석 2조인 것 같다”고 말했다.

삼미전통시장 박춘기 상인회장은 “모바일시루가 유통되기 시작하면서 젊은 층의 소비가 눈에 띄게 늘었다”며 “간편 결제까지 가능한 시흥의 전통시장은 전국 모든 시장 중에서 가장 스마트한 시장일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 지역사회 요구를 반영해 올 5월부터 5만 시루 발행을 시작했다. 시흥시청
▲ 지역사회 요구를 반영해 올 5월부터 5만 시루 발행을 시작했다. 시흥시청

■ 사용법 간편, 특별할인기간 10% 할인도

모바일 시루는 스마트폰에 어플리케이션을 설치하고 연결된 농협 계좌를 통해 시루를 충전하면 바로 사용이 가능하다. 카드나 현금 없이도 물품을 구입하고 QR코드를 결제할 수 있다.

시루를 구입하면 상시 5%의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현재 시흥시는 코로나19로 침체된 지역경제를 살리고자 오는 7월까지 10% 특별할인을 적용하고 있다. 9만원으로 10만 시루를 사용할 수 있는 셈이다. 지류와 모바일을 합해 월 80만원까지 구입이 가능하고, 3월부터 6월까지 현금영수증 자동발급으로 60%의 소득공제 혜택도 받을 수 있다.

이달 2일부터는 시루의 고액권 5만 시루 판매를 시작했다. 지류형 시흥화폐 5만 시루는 지역화폐 관리와 유통 편의성을 위해 고액권 발행이 필요하다는 지역사회 요구를 반영해 발행됐다. 지난해 시흥화폐 운영 최고 심의ㆍ의결 기관인 민관 협의기구 ‘시흥화폐발행위원회’의 논의를 거쳐 시민 공모전을 통해 5만 시루 디자인 시안을 마련해 탄생했다.

시흥시 관계자는 “시루의 주체는 사용자인 시민이다. 시민이 불편한 점이 있다면 즉시 시정하고 조치사항은 답변 드리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면서 “모바일 시루와 가맹점 확대 등 시민편의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 모바일이나 PC에서 내 주위 가맹점을 손쉽게 찾아볼 수 있다. 시흥시청
▲ 모바일이나 PC에서 내 주위 가맹점을 손쉽게 찾아볼 수 있다. 시흥시청

■ 코로나19 긴급재난지원금도 ‘시루’로, 시민 선호도↑

정부가 코로나19 긴급재난지원금을 모든 국민에게 지급하겠다고 밝히면서 시루 지급 방안에 대한 문의도 늘고 있다. 시루 홈페이지 게시판과 시 공식 페이스북 등에는 ‘정부 재난지원금을 시루로 받을 수 있는지’, ‘시루로 받을 경우, 모바일시루로 가능한지’ 등에 대한 문의가 다수 올라 왔다. 시민은 정부긴급재난지원금을 시루와 신용ㆍ체크카드 두 가지 방식으로 받을 수 있다. 시루로 정부재난지원금을 받고 싶은 사람은 오는 18일부터 다음달 18일까지 관할 동 행정복지센터를 방문해 시루로 긴급재난지원금을 신청할 수 있다. 모바일시루는 접수 후 수령까지 2~3일 소요된다.

시흥=김형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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