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 골프장 야간조명 빛공해로 농작물 피해

농민들 보상요구 항의 시위

▲ 6일 오전 시흥시 장곡동 소재 한 골프장 입구에서 야간조명으로 발생하는 빛공해 문제로 농작물 피해를 보고 있다며 농민들이 보상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김형수기자.

시흥시 갯골습지보호구역 인근에 조성된 골프장이 야간개장을 하면서 발생하는 ‘빛공해’ 문제로 농민들이 ‘골프장야간조명중단위원회’를 만들고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해당 골프장은 지난 2015년에도 환경단체가 ‘야간조명이 기준치의 200배가 넘는다’는 주장을 하면서 환경파괴 등을 이유로 골프장 측과 진위공방을 벌인 바 있다.

6일 시흥시와 골프장야간조명중단위(중단위), 골프장 운영업체 ㈜성담 등에 따르면 성담이 운영하는 ‘솔트베이cc’ 인근 농민들로 구성된 중단위는 이날 오전 골프장 입구인 갯골생태공원에서 야간 빛공해에 따른 피해대책 마련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중단위는 “골프장에서 야간에 나오는 강한 빛이 인근 생태공원과 농경지 작물의 생육에 지장을 준다”며 “빛공해에 따른 해충들로 인한 피해는 말로 다 할 수 없을 정도로 생존권을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난 2014년 골프장 오픈 이후 관내 농협측이 발행한 추곡수매 감량확인서에 따르면 30% 가까이 수매량이 줄어든 것으로 확인된다”며 “뿐만 아니라 콩을 비롯한 밭농사는 노린재 선녀충 등 해충으로 인해 아예 농사를 지을 수 없는 지경이다. 지난 6년간의 농작물 피해에 대한 정당한 보상을 요구한다”고 했다.

실제 농업전문가들은 야간조명은 벼작물의 생육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밝히고 있다.

낮시간이 밤시간보다 짧아야 꽃이 피는 단일식물 벼와 콩은 야간에 조명을 하면 출수와 개화가 늦어지고 등숙불량 및 결실불량으로 수량감소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

이와 관련 골프장 관계자는 “시측의 중재로 농민 대표들과 만났고, 구체적인 농작물 피해 사실에 대한 명확한 근거가 있다면 그에 따른 협의를 해 나갈 생각을 갖고 있다”며 “피해 사실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객관적 근거가 있어야 하지 않겠는냐”고 말했다.

시흥시 관계자는 “골프장 허가 당시의 조건 등에 대한 검토를 해보고 문제가 있는지 등에 대한 판단을 할 것”이라며 “최근 현장조사를 통한 조도 측정에서는 기준치를 초과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시흥=김형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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