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최고의 다문화도시 안산시가 중국 우한발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총력 대응에 나서면서 ‘청정지역’ 유지에 힘을 쏟고 있다. 특히 시는 선제적인 방역조치는 물론 감염증 여파로 위축된 소비심리 탓에 침체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소상공인 지원 대책도 마련, 추진하고 있다.
■ 확진자 0명 코로나-19 청정지역 유지 ‘총력’
4일 안산시 등에 따르면 이날 기준(3일) 안산시 코로나19 확진자는 0명으로 확진자와 접촉한 능동감시대상자 41명이 자가격리 조치 중이며, 코로나19가 국내에 상륙한 뒤 170명이 능동감시 대상자로 격리됐다가 해제됐다.
지난 1월 기준 시에 거주하는 외국인주민 8만7천50여 명 중 중국동포 등 중국 출신은 65.6%인 5만7천420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으며, 외국인주민을 포함해 시 전체 인구 73만8천66명의 7.8%에 달하는 수치다.
이같은 이유로 코로나19가 국내에 상륙한 초기에는 중국인을 포함 전국에서 가장 많은 외국인이 거주하는 안산은 SNS를 중심으로 ‘방문금지 1순위 지역’으로 꼽히기도 했는데 실제 지난 1월29일 한 SNS에서 ‘기침을 하며 쓰러진 환자로 안산역이 차단됐고 코로나바이러스로 의심, 병원으로 이송됐다’는 가짜뉴스가 게재되면서 안산시민들을 두려움에 떨게 했다.
안산역 맞은편에 위치한 전국 유일의 다문화특구가 위치한 탓에 가짜뉴스의 파급력은 힘을 더했고 인근 수원, 화성, 시흥, 안양시에서 잇따라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안산시도 곧 확진자가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쏟아지기도 했다.
시는 코로나19가 국내에 상륙하자 방역대책반을 꾸려 대응에 나섰으며, 재난안전대책본부를 지난 1월29일부터 가동, 24시간 상황실을 운영하며 총력 대응에 나서고 있다.
특히 중국인이 많이 거주하는 특성을 고려, 중국어 등 외국어로 이뤄진 현수막 150여개를 다문화특구를 중심으로 게재하고 중국인 환자의 원활한 진료 지원에도 나섰으며, 관내 코로나19 선별진료소를 운영 중인 고대 안산병원과 근로복지공단 안산병원, 상록ㆍ단원보건소 등에 중국어 통역관 6명을 배치, 진료를 돕는 등 의료진과 수시로 상황을 공유하고 있다.
현재까지 시는 20여 만개의 마스크를 확보, 어린이집·유치원 및 다중교통시설, 취약계층 등에 지원했으며 50만개를 추가로 확보 지원할 방침이다.
8만2천 여개를 지원한 손소독제도 추가 물량을 확보, 필요한 곳에 공급한다는 방침이며 특히 지난해 말부터 미세먼지 대응을 위해 140만 여개의 마스크를 취약계층을 위해 공급해 예방효과를 더하고 있다.
■ 추가 방역체계 구축
코로나19 지역사회 초기 단계였던 2월21일 시는 관내 유입 차단을 위해 총력 대응에 나섰다.
타 지역 시민들에 대한 방역 강화를 위해 하루 평균 190만여 명이 이용하는 안산선 관내 역사 8곳과 안산종합여객자동차터미널에 대한 방역에 나섰고 버스 탑승 출입구를 한 곳으로 일원화해 열감지기를 운영하고 있다.
또 관내 기업체와 소상공인에게 손소독제 5만3천개를 지원, 스스로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도록 지원했고 다문화특구가 소재한 원곡 및 초지동 등 외국인 밀집지역과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소독도 이어가고 있다.
관내 대학 6개 대학에 재학 중인 중국인 유학생의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대학가 방역활동에도 나섰으며 지난달 27일부터는 공항과 대학을 바로 이어주는 관용 버스 2대를 투입, 수송 지원을 시작했다.
확진자 0명의 ‘코로나19’ 청정지역 유지를 위해 2월26일부터 시 공무원 1천145명으로 구성된 비상근무조를 투입, 관내 전역에 대한 긴급방역을 실시하고 있다.
이들은 4개 조로 나눠 월·수·목·금요일에 1개 조씩 방역활동을 펼치고 있는데 이는 소독약품의 효과가 일주일 유지되는 것을 고려한 것으로 사실상 시 전역에서 소독효과가 매일 나타나는 셈이다.
이어 3일부터는 방역체계를 한층 더 강화, 기존 방역시스템에 안산도시공사와 드론방역봉사대, 민간용역을 투입해 사각지대를 최소화 하고 있다. 드론은 한 번 공중에 뜨면 10리터 분량의 소독제를 15~20분 내로 1만㎡(약 3천평)에 분사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많은 인력이 필요한 넓은 면적에서 소독하기에 적합하다.
시와 인접한 지역에 거주하는 일부 코로나19 확진자의 이동경로에 시가 포함된 것으로 파악됨에 따라 해당 장소는 물론 시 전역에 대한 방역으로 안산 유입과 함께 시민들의 ‘코로나19 공포’를 해소하기 위한 가장 적극적인 조치에 나사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담당지역의 인파가 몰릴 수 있는 ▲시장, 버스정류장, 도서관 등 다중집합이용시설 ▲어린이·노인·사회복지시설 등 취약시설 ▲공공시설물 ▲의무소독 대상이 아닌 영세시설 등에 대한 집중방역을 실시한다.
■ 지역경제 활성화 위해 행정력 집중 투입
코로나19 확산 차단과 얼어붙은 소비심리로 침체된 지역경제 살리기도 나서고 있는데 시는 지난달 설 연휴를 맞아 한시적으로 운영했던 안산화폐 ‘다온’의 특별할인 10%를 3월까지 연장에 이어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특례보증 지원 규모를 기존 120억 원에서 150억 원으로 확대했다.
이자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2% 이내로 이자차액을 보전해주고 있다.
또 4억5천만 원을 투입, 210개소 점포를 대상으로 컨설팅을 포함한 점포 환경개선을 위한 종합 지원에 나섰고 150개소에는 2억 원을 투입해 교육 및 현장 컨설팅을 지원한다.
5일장이 한시적으로 중단되는 등 매출감소로 경영상 어려움을 겪는 시민시장에 입주한 383점포에 대해서는 점포당 월 13만4천 원의 임차료를 감면할 방침이며 피해기간을 따져 감면기간을 산출할 방침이다.
100명의 중도매인과 3개의 도매법인이 영업 중인 안산농수산물도매시장에 대해서는 전기·상하수도·도시가스요금 등 관리비와 방역소독비 감면을 검토하고 있으며, 월간 최저거래금액의 거래실적 기준을 일시적으로 완화하고 과징금 처분 등 행정처분을 면제해 상인들의 경영 부담을 줄일 계획이다.
오는 4월8일까지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전면 휴관에 들어간 도서관에 입주한 매점 23개소에 대해서도 공공시설 폐쇄에 따른 임차료를 보상하기로 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어려움을 겪는 관내 26개의 화훼농가에 대해서는 원예용 상토와 포장재 등 자재비용의 50~60%를 지원하며, 직원생일·자녀입학 등에 대한 꽃다발 선물하기 운동 등을 통해 꽃 소비촉진에 동참한다.
시청본청을 비롯해 상록구청, 상하수도사업소 등 공공기관 내 구내식당은 월 2회 이상 중식을 휴무하고 1천명 이상의 공직자가 지역식당을 이용하도록 조치했다.
이밖에도 시는 코로나19로 자가격리된 시민에게 국·도비를 포함한 1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생활지원비를 지원하며, 불법대부·방문판매 등 불법영업과 마스크·손소독제 매점매석·가격표시제 등에 대한 관리 감독을 강화한다.
시 관계자는 “많은 외국인이 거주하는 안산시의 특성상 코로나19에 대한 시민들의 불안감은 어느때 보다 크지만 지역의 위기관리 역량을 총동원, 감염병 확산 방지는 물론 소상공인, 중소기업 피해 최소화에 노력하고 있다”며 “안전한 안산시를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안산=구재원기자
[인터뷰] 윤화섭 안산시장
“전방위적 방역 강화에 행정력 집중… 개인 위생관리도 중요”
-코로나19 대응 어떻게 하고 있는가
시민 개개인의 감염 예방이 최우선이라고 보고 올 2월 초부터 어린이·아동시설, 노인계층, 다중이용시설, 사업장 등 감염에 취약한 시설을 중심으로 마스크와 손소독제를 각각 30만개, 10만개 가까이 지원했다. 특히 마스크의 경우 지난해 연말부터 미세먼지 대응을 위해 시민들에게 공급해왔고 이를 포함하면 175만여 개에 달하는 것으로 시민 1인당 2~3개꼴로 공급한 셈이다. 또 시 차원의 방역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으며 실시간으로 변하는 감염 현황과 대응방법을 시민들에게 신속하게 전파하고 있고 시민들이 잘 지키도록 유도하고 있다. 3만여 명의 외국인이 거주하는 다문화특구를 중심으로 중국어, 베트남어, 러시아어로 감염수칙 예방 현수막을 150여장 내걸고 길거리방송도 진행 중이다. 시민들의 불안감이 해소되는 것도 코로나19 대응에 한 방안이라 판단 정보를 신속히 제공 중이며 대량 확진자 사태를 야기한 신천지교회에 대한 시민들의 공포를 불식시키기 위해 관내 신천지교회 관련 시설 11곳에 대한 폐쇄 및 방역조치를 신속히 진행해 시민에게 알렸다.
-인접 지자체에선 확진자가 잇따르지만 안산은 발생하지 않았는데.
시민 모두가 코로나19 감염병 예방수칙을 최우선으로 준수했기 때문에 이러한 결과가 나온 것으로 본다. 시 차원에서 일주일에 4일 이상은 하루 평균 300여명의 인력이 시 전역을 방역소독하고 지하철역사와 시외버스터미널 등 대중교통 시설을 아무리 소독한다고 해도 시민 개개인의 높은 의식이 없었다면 코로나19 확산 예방이 어려웠을 것이다. 매일 이뤄지는 방역조치와 시청사를 포함한 일부 공공기관에서는 출입구를 조정하는 등 다소 불편함이 있지만 시민들이 적극 참여해주시고 있다. 이러한 시민의 자발적인 동참과 행정의 노력이 합쳐져 현재까지 코로나19가 유입되지 않은 안산시가 된 것이라 생각한다.
-앞으로 방역 계획은.
현재 전국적으로 확진자가 4천명을 넘어서는 등 국가 차원에서 최선을 다해 방역 중이다. 일선에서 감염병과 싸우는 질병관리본부와 경기도 등 상급기관의 지침에 따라 철저히 방역을 이어갈 것이다. 이어 시 자체적으로 파악된 방역의 개선점 등을 적극 상급기관에 건의, 감염병 차단에 일조하도록 노력하겠다. 시민들께서도 각자 개인이 코로나19 예방수칙을 철저히 지켜주셔야 하며, 정부와 지자체를 믿고 확산 예방에 동참해주길 바란다.
안산=구재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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