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적 비교 시점] 예능의 확장, 김태호vs나영석

성공한 포맷은 안정된 시청률로 보장받는다. 단순히 포맷에 국한된 것이 아닌 출연진에서도 드러난다. 이로 인해 시청자들은 먹방, 쿡방, 여행, 음악, 가족 예능 등 뻔한 소재들을 비슷한 출연진들로 만난다. 그리고 이런 반복은 연출가나 시청자들에게는 안정감을 주나, 동시에 지루함을 갖게 된다.

지난 7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놀면 뭐하니?'에서는 EBS 인기 캐릭터 펭수와 만났다. 유산슬로 만난 것에 이은 두 번째 만남이었다. tvN 유튜브 채널 십오야에서는 지난해 11월부터 '라면을 끼리는 남자'을 시작했다. 나영석 PD와 김태호 PD는 기존 예능프로그램들의 틀을 넘어서는 시도를 하고 있다.

'금요일 금요일 밤에' 공식 포스터. tvN
'금요일 금요일 밤에' 공식 포스터. tvN

먼저 나영석 PD는 tvN 이적 이후 '꽃보다' 시리즈 '삼시세끼' 시리즈 '신서유기' 시리즈 등을 기획해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이어 나영석 PD는 '아이슬란드 간 세끼'와 '라면 끼리는 남자' 등 기존 성공한 프로그램의 외전을 제작했다. 평소 나영석과 같이 작업을 한 강호동, 이수근, 은지원을 활용해 5~6분 분량의 짧은 형식에 도전했다. 이는 '금요일 금요일 밤에'로 이어져 15분가량 짧은 형식의 프로그램을 구체화했다.

'놀면 뭐하니?'. 공식 홈페이지
'놀면 뭐하니?'. 공식 홈페이지

김태호 PD는 '릴레이 카메라'로 방송 전 유튜브에서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며 '놀면 뭐하니?'의 기반을 다졌다. 이어 '유플래시' '뽕뽀유'를 통해 유재석을 재해석했다. 이와 같은 시도는 온·오프라인을 넘나들며 큰 주목을 받았다. 이후 '뽕뽀유'를 통해 만든 유산슬은 KBS 1TV '아침마당' SBS '영재발굴단' 코미디TV '맛있는 녀석들' EBS '최고의 요리 비결' 등에 출연하며 눈길을 끌었다.

나영석 PD와 김태호 PD는 변화에 기존의 틀을 부수는 방법이 아닌 익숙함에서 점차 변화해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두 사람은 같은 문제점을 보고 상황에 맞는 변화를 꾀하고 있다.

이러한 기성 연출자들의 변화는 반가운 이야기다. 무엇보다 그들의 변화가 불편하지 않다. 그들은 무리하게 변화를 추구하지 않고, 기존의 것들을 조금씩 확장해나가고 있다. 그리고 그 끝은 브라운관 너머 시청자들로 향하고 있다.

장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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