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약 없는 돼지열병 초소근무 언제까지… 포천시 피로누적·비용 ‘이중고’

공무원 3교대·용역비 25억 지출
실질적 방역시스템 전환 목소리

아프리카 돼지 열병 초소근무가 장기화되면서 공무원들의 피로가 누적되고 있는 가운데 지금까지 돼지농장 초소근무 용역비용으로 25억여 원의 지출된 것으로 나타나 포천시가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이에 따라 공직자와 축산농가들 사이에서는 정부가 포괄적 방역체계보다는 실질적인 방역시스템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2일 포천시와 축산농가 등에 따르면 지난해 9월17일 파주의 한 돼지농장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처음 발생한 이후 농림축산식품부는 포천시를 포함한 6개 지역을 중점관리지역으로 지정했다.

당시 포천시는 1개 이동통제초소를 긴급히 설치하고 집단 농장을 중심으로 광역초소 운영에 들어갔다. 그러나 아프리카 돼지 열병 확진 판정이 계속 늘어나자 9개소 거점이동 통제초소와 163개 농장 초소 운영에 들어가면서 방역인력만 1천여 명이 투입됐다. 이때는 전 공무원들이 주야로 초소 근무를 서면서 모든 업무가 마비될 지경이었다. 지금도 근무 여건이 조금 달라지긴 했지만, 거점이동초소 6곳에서는 여전히 공무원들이 3교대로 근무하고 있어 공무원들의 피로감은 여전하다.

문제는 또 있다. 농장초소 근무는 용역회사에서 맡고 있어 지금까지 지급된 비용만 25억여 원에 달하는 등 기약없는 초소 근무에 포천시가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여기에 돼지 출하를 마음대로 못하는 축산농가들의 불만도 터져 나왔다.

농장주 A(54)씨는 “아프리카 돼지 열병이 계속 발생하는 상황이라면 방역에 최선을 다 하겠지만, 포천시는 아직 아프리카 돼지 열병이 단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는데도 발생지역과 똑같이 모든 통제를 받고 있어 엄청난 손실발생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시의 한 관계자도 “상당기간 농장에서 돼지 열병이 발병되지 않는 상황에서 농장초소 근무를 이어가는 것은 막대한 예산문제는 물론 공무원들의 피로감 누적과 민원업무 지연 등 또 다른 문제를 파생시키고 있다”며 “정부가 기약없는 포괄적인 방역체계에서 벗어나 이제 실질적인 방역시스템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포천시 멧돼지 대책반은 지금까지 1천500여 마리의 멧돼지를 처리했고, 2교대로 멧돼지에 대해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있다.

포천=김두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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