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석 규모… 한 회당 16명 꼴 개관작 관객은 한 명도 없어
주차공간 부족, 접근성 떨어져 市 “시작단계, 더 지켜봐야”
포천시가 수십억 원을 들여 지난해 12월18일 영화관을 개관했지만, 개관 이후 20여 일 동안 관람객 수가 평균 십수명에 그치는 등 활성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8일 포천시와 주민 등에 따르면 시는 문화시설이 낙후된 포천시 북부지역 주민들과 군인들의 여가 활동을 위해 영화관 건립을 추진, 지난해 3월 38억 원(국비 5억 원, 특별교부금 10억 원, 시비 23억 원)을 들여 영북면 운천리에 지하 1층 지상 4층, 연면적 861.79㎡ 98석 규모의 ‘작은 영화관’을 개관했다. 작은 영화관은 작은 영화관 사회적 협동조합에서 수탁,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5일 기준 2개관에서 10개의 영화를 총 221회 상영했지만 관객수는 3천511명에 그쳐 한 회당 16명이라는 초라한 결과를 냈다. 심지어 ‘피아니스트의 전설’이라는 개관작은 4회를 상영했지만 관객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영화관은 운천 시내에서도 쉽게 눈에 띄지 않은 시장 안에 자리 잡고 있다. 영화관을 찾아도 1차선으로 된 좁은 일방통행 도로를 지나야 하고, 주차장도 겨우 10대 미만을 주차할 수 있을 정도로 매우 협소하다. 인근 상가 주차장을 이용한다 해도 20대 이내여서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미 앞서 영화관 추진 당시부터 장소를 두고 의견이 엇갈렸다. 접근성이 떨어져 개관 이후 관람객이 없어 애물단지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2019년 9월 9일 자 12면) 가 제기돼 왔다.
주민 A(48)씨는 “시장 안에 영화관이 있다고 해서 겨우 찾아왔는데 주차할 공간이 없어 다시 돌아가 멀리 빈 공터에 차를 주차하고 걸어왔다”며 “주차장이 좁으면 다른 곳에 주차할 수 있도록 안내 표시를 한다든지 너무 무성의해 다시는 오고 싶지 않다”고 불만을 터트렸다.
강준모 포천시의원도 “인근 철원군 동송읍 등에도 이미 작은 영화관이 들어서 있어 영북면에 작은 영화관을 개관한 것은 애물단지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을 했다”면서 “그럼에도, 막대한 예산을 들여 개관을 강행했다면 활성화에 대한 책임의식이라도 있어야 하는 게 아니냐”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문화체육과 관계자는 “영화관 운영을 수탁자가 하기 때문에 자세한 것은 잘 알지 못한다”면서 “아직은 시작단계라 더 지켜보고 활성화에 대해 수탁자와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포천=김두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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