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 생활개선회 신현숙 회장, 친정엄마 마음으로 이주여성 보듬다

2주에 한번 발효음식 조리법 전수
자녀들에겐 예절교육 ‘따뜻한 사랑’
“봉사 자체가 즐거움… 보람 느껴요”

“처음에는 재능기부를 통해 농촌 여성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자 시작했던 봉사활동이 어느덧 이주여성들과 함께하면서 봉사활동의 한 축이 됐습니다.”

포천 생활개선회 신현숙 회장(57)은 이주여성들의 친정엄마로 불린다. 시간을 쪼개 2주에 한 번씩 이주여성들과 만나 장류를 통한 전통음식 조리법과 자녀들에게는 예절교육도 가르치는 등 이주여성들에 대한 그의 애틋한 사랑은 예사롭지 않다.

신 회장은 “낯선 나라에서 외롭게 생활하는 이주여성들의 정착은 쉽지 않다. 따뜻한 이웃이 그리울 때 우리의 전통 발효 음식과 장류 만드는 방식 등을 가르쳐 주며 그들과 함께하다 보니 애틋한 사랑이 피어났다”고 말한다.

신 회장은 10여 년 전 냉면집을 운영했다. 그의 꼼꼼한 성격과 손맛으로 식당은 늘 북적였다. 하지만, 그는 더 큰 꿈을 그리고자 냉면집을 접은 뒤 발효 식품 연구를 시작했다. 관계기관의 프로그램을 찾아다니며 고추장, 된장 담그는 법 등 발효 식품 연구에 매진했다.

손맛이 무르익을 무렵 그는 봉사에 뛰어들었다. “어려운 이웃을 돕는 것 자체로도 보람이 크지만, 봉사 자체가 즐거움이고, 좋은 일이 다른 사람에도 전파되는 해피 바이러스가 된다”는 그의 신념이 이주여성들을 향했다. 신 회장은 “우리와 만나고부터 이주여성들의 삶이 달라진 것을 얼굴에서 느낄 수 있다. 만남이 기다려질 정도로 무척 좋아한다”고 말한다.

100여 명의 이주여성은 수시로 만나기를 원하지만 2주에 한 번씩 밖에 만날 수 없는 것은 재정적 어려움 때문이다. “그나마 회원들의 재능과 각종 기부로 운영하기에 1년에 50만 원으로 가능했다”는 신 회장은 좀 더 적극적인 지원으로 그들과 늘 함께 있고 싶은 바람을 나타냈다. “이주여성들은 꿈을 갖고 낯선 나라에 왔다. 언어, 관습, 생활 등이 모두 낯설어 힘들어하는 그들에게 우리가 따뜻한 마음으로 다가간다면 그들의 삶의 질은 지금보다 더 나아지고 행복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하는 신 회장의 애틋함에서 친정엄마의 마음이 읽혀진다. 포천=김두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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