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6일 아제르바이잔의 수도 바쿠에서 진행된 세계유산위원회(WHC)는 제43차 회의에서 한국의 서원을 세계유산 중 문화유산으로 등재했다. 세계유산에 등재된 한국의 서원은 모두 9곳으로 풍기군수 주세붕이 중종 38년(1543)에 ‘백운동서원’이라는 명칭으로 건립한 조선의 첫 서원인 영주 소수서원을 비롯해 안동 도산서원과 병산서원, 경주 옥산서원, 달성 도동서원, 함양 남계서원, 정읍 무성서원, 장성 필암서원, 논산 돈암서원으로 구성됐다.
이번 서원의 등재로 한국은 세계유산 14건, 인류무형문화유산 20건, 세계기록유산 16건 등 모두 50건을 소유한 문화강국의 국가이미지를 갖게 됐다. 경기도민으로서 율곡 이이를 모시는 파주의 자운서원이 함께 등재되지 못한 것은 아쉬운 일이지만 우리의 전통문화가 세계인들에게 알려지고 인정받았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고 본다.
세계유산 등재는 인류가 함께 보존하고 지켜야 하는 문화유산이라는 것을 공인받았다는 의미와 함께 문화관광 자원으로서 다양한 활용을 통해 국내외 관광객을 유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실례로 안동 하회마을은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후 국내외 방문객이 급증하여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하였다.
전통은 보존하고 계승하는 것에 못지않게 당대 가치를 갖도록 재해석하고 다양하게 활용할 때 비로소 우리 곁에서 존재감을 갖게 된다. 이런 측면에서 한국의 서원이 세계유산에 등재된 것을 계기로 강학과 제향의 공간인 서원이 시대정신을 반영한 새로운 모습으로 대중에게 인식되었으면 한다.
경기 도내에는 율곡 이이를 모시는 파주의 자운서원을 비롯해 이천의 설봉서원, 양평의 운계서원 등 유서 깊은 서원과 공립 교육 기관이었던 향교가 잘 보존되었고 지자체와 문화재청의 후원을 받아 다양한 인문학 프로그램과 전통문화체험, 선비문화 체험, 한옥음악회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호평을 받고 있다.
또한, 경기도에는 수원의 화성, 수원, 구리와 고양의 조선왕릉, 광주군의 남한산성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수원화성은 드라마 촬영지 및 관광지로 사랑받고 있으며 전통무예 시범, 달빛 기행, 수원화성문화제 등 다양한 전통문화 관련 행사를 통해 도시브랜드 가치를 새롭게 만들어가고 있다. 구리와 고양의 조선왕릉 역시 잘 조성된 자연환경을 배경으로 예전보다 많은 방문객이 찾고 있으며 다양한 문화예술관련 행사를 통해 시민에 가까이 다가가고 있다. 또한, 서울의 동남부에 있는 남한산성은 주말마다 많은 등산객이 남한산성을 오르고 있고 조선시대의 병자호란의 역사를 다룬 영화를 통해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
이처럼 도내에 있는 유네스코 세계유산과 서원 및 향교 그리고 오래된 사찰 등은 경기도의 유구한 역사와 함께한 자랑스러운 문화유산으로 역사적 가치와 함께 지역의 자랑이요 새로운 문화산업이나 관광산업의 좋은 소재나 테마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단체관광객 위주의 관광은 이제 차별화된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소규모 자유여행객들이 주도하는 시장으로 관광 트렌드가 변하고 있으며 지역만이 가진 매력을 차분하게 즐기는 체류형 관광이 주목받고 있다. 따라서 경기도가 가진 유구한 역사와 유네스코 세계유산을 비롯한 문화유산과 명소 그리고 지역의 특산물과 향토 음식 등을 연계한 다양한 관광 상품의 개발과 마케팅이 필요하다.
이제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이 시작된다. 서울, 경기, 인천이라는 거대 시장의 관광객들이 찾기 쉬운 접근성을 바탕으로 다양한 관광 상품을 만들 때 이런 점에 주목하여 차별화된 상품을 만들었으면 하며 도민 여러분 또한 경기도의 역사문화자원을 테마로 한 여행휴가를 계획하고 가족과 함께 가족 여행을 다녀오셨으면 한다.
한덕택 남산골 한옥마을 예술감독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