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객이 전도된 ‘평택예술제’… 대중가수 대거 출연 무대 독차지

장소도 오락가락 파행운영 ‘비난’
당초 취지 실종 일부 단체 불참도

문화예술인의 축제인 ‘평택예술제’가 본래 취지가 무색하게 대중 가수가 대거 출연한다는 이유로 일부 단체가 반발하며 불참하는가 하면, 장소도 오락가락하는 등 파행운영돼 비난을 사고 있다.

30일 평택시와 지역 9개 예술단체로 구성된 ㈔평택예총(지회장 이용식)에 따르면 평택예총은 29~30일 한국소리터 일원에서 ‘제15회 평택예술제’를 개최했다.

이날 평택예술제는 지역 예술인에게 공연ㆍ전시 등을 통한 작품 발표와 함께 장르를 통합한 예술제를 통해 시민에게 다양한 문화체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됐다.

하지만 이번 예술제는 대중에게 인기있는 초대 가수가 과다하게 무대에 올라 예술제 본래 취지가 실종됐다는 지적이다. 순수예술을 알리기 위한 예술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한 두 명의 가수가 참여하는 것은 바람직하나 주객이 뒤바뀔 정도로 많은 대중가수 무대를 독차지하다 시피한 것은 문제라는 것이다.

뿐 만 아니라 예술제를 코 앞에 두고 장소도 오락가락해 예술단체와 회원이 혼선을 빚기도 했다. 처음에는 현화근린공원으로 했다가 섭외가 안돼 시청 앞 광장으로 변경한 뒤, 다시 행사를 1주일 정도 남겨둔 상황에서 한국소리터로 최종 확정한 것이다.

시 보조금 1억2천만 원을 지원받아 진행된 행사가 이 처럼 우왕좌왕 진행되자 평택예총 산하 9개 예술단체 중 평택미술협회는 예술제 계획 자체에 문제가 많다며 사전에 불참을 선언하는 불상사도 빚어졌다.

조동준 평택미협 회장은 “예술제 기획회의에서 가수가 많이 출연하는 것은 예술제 본래 목적과 취지를 벗어나는 일이라고 적극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면서 “그러나 받아들여지지 않아 불가피하게 협회차원에서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평택예술제를 모니터링한 평택시민문화연대는 “순수문화예술제가 대중가수로 가득차 동네 축제나 밤무대에 온 것 같은 것처럼 되었는데 이래서는 안 된다”면서 “조만간 이번 예술제에 대한 모니터링 보고서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평택예총 관계자는 “예술단체와 회원간 화합과 시민에게 문화체험 기회의 장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했으나 다소 미흡한 점이 있었다”면서 “사후 평가를 통해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평택=최해영ㆍ박명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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