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여간 설계비로만 9억여원 지급… 예산낭비 지적
송상국 시의원 “경험있는 시설직 직원들 안배해야”
포천시가 읍ㆍ면ㆍ동에서 발주하는 시설공사 설계를 자체적으로 처리하지 못하고 대부분 외주업체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로 인해 지난 2017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외주업체 설계비로만 9억여 원이 빠져나간 것으로 확인돼 예산관리에 구멍이 뚫렸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16일 시와 송상국 시의원 등에 따르면 통상적으로 읍ㆍ면ㆍ동 산업팀에는 본청에서 경험을 쌓은 시설직 직원이 배치돼 관내에서 발주된 시설공사 대부분을 자체 설계하고 공사감독해 왔다.
하지만 최근 3년간 시가 시의회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시설공사를 자체 설계한 흔적은 찾아볼 수 없고 거의 외주업체에 의존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14개 읍ㆍ면ㆍ동에서 2017년 38건, 2018년 40건, 올해 29건이 외주업체로 나갔다. 설계가 필요없는 일부 공사를 제외하고 설계가 필요한 시설공사는 거의 100% 외주업체에 의해 설계된 것이다. 이에 따라 설계비도 2017년 3억5천여만 원, 2018년 3억3천여만 원에 이어 올해도 2억2천여만 원이 지급됐다.
이 중 소흘읍 D기술단이 34건(2억5천여만 원), 소흘읍 J기술단 27건(2억8천여만 원), 신읍동 S엔지니어링 21건(1억7천여만 원) 등 설계업체 3개 사가 거의 대부분의 일감을 차지했다. 이어 소흘읍 H엔지니어링이 8건에 8천300여만 원을 수주하는 등 이들 4개 업체가 수주한 건수가 90건이었다. 이는 전체 설계 발주 건수의 84%를 차지하는 것이다.
게다가 앞으로도 이런 예산낭비가 계속 이어질 수밖에 없다. 그동안 시는 인사에서 경험이 있는 시설직 직원을 읍ㆍ면ㆍ동으로 배치해 스스로 시설공사를 설계하고 감독하도록 해왔지만, 수년 전부터 시설공사를 관리 감독하는 산업팀에 경험이 부족하거나 시설직과 상관없는 직렬을 보내는 경우가 종종 발생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기술직 신입 직원을 읍ㆍ면ㆍ동으로 보내는 일도 있었다.
한 시설직 간부는 “외부 설계는 까다로운 시공이 아니고는 대부분 자체적으로 설계해야 제대로 시공했는지 감독할 수 있는 것 아니냐”며 “읍ㆍ면ㆍ동에는 설계도도 제대로 볼 줄 모르는 시설직 직원이 상당이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송상국 시의원은 행정사무감사에서 이 같은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집행부가 경험있는 시설직 직원을 읍ㆍ면ㆍ동에 적절히 안배해 다시는 이런 예산낭비가 이뤄지지 않도록 해달라”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시 고위 관계자는 “잘못된 부분이다, 시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포천=김두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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