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지금] 수출제조기업, 인도로 가자

지난달 인도에서 개최된 경기우수상품전 G-FAIR를 위해 2년 만에 다시 뭄바이를 찾았다. 필자는 뭄바이 신공항을 들릴 때마다 공항 천정에 설치된 스프링클러를 보며 기업 지원의 각오를 새롭게 한다. 초창기 어렵게 수출을 성사시킨 경기도 중소기업제품이기에 한-인도 교역의 상징처럼 느껴져서다.

얼마 전 끝난 지구상 최대 직접민주주의 선거인 인도총선에서 집권BJP연합이 승리해 현 나렌드라 무디 총리가 2024년까지 인도를 다시 이끌게 되었다. 무디 정부가 집권한 지난 5년간의 큰 변화를 꼽으라면 화폐개혁, 단일세제(GST)도입과 제조업육성이라는 경제부문의 개혁일 것이다. 이번 선거는 고질적으로 인도 경제의 발목을 잡아 온 아킬레스건에 대변혁을 시도한 무디 정부가 인도유권자로부터 평가를 받는 자리였다. 지역과 민족, 종교간 갈등과 분열을 조장한다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이 그를 다시 선택한 것은 궁핍에서 벗어나 잘 사는 인도에 대한 갈망 때문이었을 것이다.

무디 정부에서의 경제성장률(GDP)이 평균 7%, 실업률도 3.53%로 안정적이다. 무엇보다 제조업 성장 없이는 인도경제의 발전이 없다는 인식하에 제조업육성에 집중한 ‘메이크 인 인디아(Make in India)’라는 제조업 강화정책으로 제조업부문 종사자가 전체고용자의 22%까지 올라서게 되었다. 지난해 중국의 제조업종사자가 28.8% 수준임을 감안할 때 인도제조업의 성장 잠재력은 크다. 연임성공으로 그의 트레이드마크와 같은 메이크 인 인디아 제조업 육성정책은 더욱 강력하게 추진될 것이다.

인도의 제조업 육성 정책은 제조 강국인 한국기업들에 좋은 일이다. 제조업이 일정수준까지 성장하기 위해서는 기반 구축을 위한 산업재의 수요와 기술을 필요로 하는데 수요에 대응할 생산능력과 우수한 기술을 갖추고 있는 우리 기업의 입장에서는 직접 수출 혹은 합자 등을 통해 인도 진출을 시도해 볼 수 있다.

지난 5월15일부터 16일까지 뭄바이에서 개최된 제11회 G-FAIR에 4천여 명의 인도 바이어가 몰려 북새통을 이루었다. 그동안 비교적 한산했던 산업재 참가기업들의 부스가 금년에는 바이어들로 넘쳐난 것은 이런 인도의 변화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최근 국내외경제여건의 어려움으로 수출 동력을 잃고 불안감이 커가는 우리 중소 수출제조기업에 반가운 일이다.

정부에서도 신남방정책의 중요한 축으로 인도를 꼽고 있다. 한-인도FTA격인 CEPA(포괄적동반자협정)를 내실화해 양국의 교역액이 현재의 200억 불 수준에서 향후 10년 내 500억 불로 확대시키려는 목표하에 정부차원의 지원이 뒤따를 것으로 기대된다.

다행히도 경기도가 한발 앞서 있다. 지난 2005년부터 인도에 GBC(경기비즈니스센터)뭄바이를 설립해 지속적으로 인도시장을 두드려 온 덕분에 넓어지는 인도시장의 최대 수혜자가 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GBC를 발판 삼아 시장 공략을 체계적으로 정비해야 할 때다. 우선적으로 인도가 주력으로 육성할 산업에 대해 양국기업의 메칭수요를 담당할 전문인력 보강이 시급하며, 영토가 큰 인도를 나누어 공략할 거점신설도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투명성이 높아지고 강력한 개혁개방으로 갈 길 바쁜 인도가 한국의 제조기업을 부른다.

과거처럼 인도의 시계는 늦게 돌지 않는다. 미-중 무역분쟁의 영향으로 수출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금이 우리 중소 제조기업들이 인도로 가야 할 적기이다.

이계열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글로벌통상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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