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선진사례 연수 떠난 여주] 쓰레기발전소·학교시설 복합화 벤치마킹… 지역현안 ‘해법 찾기’ 올인

지역현안 해소를 위해 일본을 찾은 여주시 연수단이 일본 현지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지역현안 해소를 위해 일본을 찾은 여주시 연수단이 일본 현지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여주시에는 특별한 현안이 있다. 강천면과 북내면에 건립이 추진되던 SRF(고형연료제품, Solid Refuse Feul) 열병합발전소가 그것이다. 해당 발전소 문제는 주민들의 극렬한 반대가 이어져 지역갈등으로 비화됐다. 결국 강천면 발전소는 현재 공사가 중지돼 행정소송 등 법적 다툼까지 진행되고 있으며, 북내면 발전소는 지난 3월 말 여주시가 건축허가를 취소하기에 이르렀다. 이에 여주시는 지난 19일부터 22일까지 시민단체장 및 언론인 등과 함께 SRF열병합발전소 건립에 대한 주민갈등 해소를 위한 지역현안사업 우수정책 성공사례 선진지 견학을 위해 일본 연수를 진행했다.

이항진 여주시장이 지역의 현안사항인 SRF 쓰레기발전소와 태양광 발전소 등을 해결을 위해 일본 구마모토와 오사카 지역을 방문, 해법찾기에 나섰다.

여주시는 강천면 SRF 쓰레기 발전소와 북내면 등지의 태양광 발전소, 여주역세권 학교시설 복합화, 차세대 농업 등 선진사례 벤치마킹을 위해 지난 19일부터 5박6일 일정으로 일본 선진지 해외연수를 진행했다.

우선 이 시장을 비롯한 연수단은 지난 20일 폐기물고형화 연료 제조공장인 ‘에코포트 규슈 공장’, 폐교 재활용 노인케어 시설인 ‘미사토마치 복지센터’, 에너지 절약 우수시책을 펼치고 있는 ‘구마모토 시청’을 찾았다. 

구마모토시 RPF처리장은 2010년 문을 연 에코포트 규슈 공장(1천367.98㎡)으로 규슈 지역 유일의 RPF(Refuse Paper & Plastic Fuel) 생산 공장이다.  

폐플라스틱류와 종이, 나무, 섬유를 재활용하거나 고형연료로 만들어 발전소에 공급해 이곳에서 고형연료를 생산하고 있다. 석탄과 비교해 연료 회수 때 CO₂배출량이 30%가 줄어 화석연료의 사용량을 억제하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는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에코포트 규슈 관계자는 “리싸이클, 폐기물과 관련해 일본은 20년 전부터 7개 법을 준수하게 돼 있다”라며 “협회에 가입된 조합, 단체만이 운영 가능하며 법 기준에 따른 고형연료만 생산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일본 내 RPF처리장은 40여개소에 달한다. 발전소가 아닌데다 유해물질에 대한 엄격한 생산과 법적인 관리를 하고 있는데도 주택지역 등 주민 거주지 인근에 소재한 공장은 한 곳도 없다. 그만큼 민원해결을 위한 고민과 노력을 기울였다는게 처리장 관계자의 설명이다. 실제로 에코포트 규슈 역시 인근에 인적이 없는 매립지에 위치해 있다

이 시장은 공장 관계자들에게 “여주에서도 폐기물 관련 현안이 있어 방문하게 됐다. 폐기물을 사람에 대한 유해성을 기준으로 종류별로 분류해 인상 깊었다”라며 “기술, 법이 아닌 서로의 노력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에서 우리의 고민 해결에 대한 단서를 얻은 것 같다”고 말했다.

오후 일정으로 연수단은 미사토마치 복지센터를 찾았다. 폐교된 학교를 개량해 거주가 가능한 노인복지시설로 재탄생 시킨 곳이다.  

20년 전 저출산 고령화로 인해 지역 내 학교가 폐교되자 그 건물을 노인복지시설로 리모델링, 지금은 노인 케어서비스 및 건강진단을 포함해 지역 주민 문화교실, 아이 돌봄 등 지역 공동체 커뮤니티 역할을 진행하고 있다.

복지센터 관계자는 “복지센터의 운영 수익은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운영은 법인에서 맡고, 지방정부가 주민이 필요로 하는 부분을 지원해 주는 형태”라며 “주민들의 접근성을 위해 대중교통 문제들이 해결돼야 하나 업종 간 이해관계 등이 얽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여주시는 지난달부터 65세 인구 비율이 20%를 넘어섰다. 일본보다 한국의 고령화 속도가 더 빠르다”라며 “한국 역시 저출산으로 인해 폐교가 늘고 있는데 미사토마치 복지센터는 시사하는 바가 크고 구체적 사례를 통해 많은 것을 배웠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이어 구마모토 시청 환경정책과 등을 방문, 환경정책과를 중심으로 민간업자와 함께 에너지 절약 사업을 추진사항 등을 견학했다.  

구마모토 시는 3년 전 지진이 발생한 지역이다. 지진은 구마모토 시가 생활에 필수적인 전기, 가스, 수도 등에 대한 중요성을 절감하는 계기가 됐다. 

이후 구마모토 시는 방재(災害防止), 감재(災害減少) 도시를 만들기 위한 자립·분산형 에너지 시스템 구축을 시작해 2016년 3월부터 ‘세이부 환경공장’을 재가동했다.

구마모토 시와 JFE엔지어링이 합자해 운영 중인 세이부 환경공장의 최대 특징은 최신 연소기술을 이용해 쓰레기 소각열을 최대한 발전에 사용하고 이를 통해 CO₂발생을 대폭 저감하는 것이다. 

구마모토 시 공무원은 “환경공장이 사용하는 원료인 쓰레기는 구마모토 시에서만 생산되는 것이다. 주민들이 환경문제 등으로 처음에는 반대했지만 일방적으로 추진하지 않고 합의를 통해 진행했다”고 말했다.  

세이부 환경공장은 일반 생활쓰레기를 고형화하지 않고 쓰레기를 원형 그대로 태우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시스템 개발을 통해 법적 기준 내에 오염물질 유출 없이 완전 소각한다. 연기로 배출되는 것은 수증기뿐이다.  

이와 관련, 현재 쓰레기 소각장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는 이 시장과 시의원, 공무원들의 열띤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이 시장은 “세이부 환경공장 내부 시스템을 시각화해 이해에 큰 도움이 됐다”며 시 관계자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한편 이번 연수에는 이항진 여주시장을 비롯한 시 관계자 16명과 여주시의원 4명, 언론인 2명 강천면 주민대표 등 27명이 동행했다.

여주=류진동기자

 

[인터뷰] 이항진 여주시장

“발전소 문제… 정부와 지자체·시민이 주체 돼야”

-일본 구마모토시와 오사카시 등을 방문한 목적은.

여주시는 경강선 여주역 주변을 개발하고 있고 역세권 중심 개발사업에 여주초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역세권 개발을 진행하면서 ‘학교시설 복합화’ 사업과 강천면 쓰레기발전소, 태양광 발전소 건립에 따른 시민과 사업체 등과 갈등 해소를 위해 일본 선진지 견학을 진행했다.

일본 구마모토 현청과 고호쿠 초등학교 지역교류센터와 주민 발전소, 태양광 발전소, 폐기물 매립장, 쓰레기 발전소 등을 방문해 시설을 둘러보는 일정으로 팍팍한 연수일정을 소화했다.

-고령화와 저출산 시대를 맞는 여주의 발전방안은.

저출산 고령화 시대를 맞아 사람과 시설의 관계 재편을 통한 지역공동체 회복과 유지가 중요해졌다. 고령 인구의 폭발적 증가 등으로 평생 교육 역시 중요한 현안 과제가 됐다. 고호쿠 초교와 같은 시설 복합화를 통해 관련 문제를 해결할 계획이다.

여주 초 이전부지에 학생과 주민이 함께 이용할 통합형 체육관, 수영장, 복합 교육시설 등을 갖춘 복합화 시설을 건립할 계획이다.

-발전소 문제에 대한 연수 성과를 꼽는다면.

화석연료로 인한 환경 문제는 전 세계가 직면한 위기이다. 여주시도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정책이 필요하다. 구마모토현의 잘 정비된 에너지 정책에서 얻은 아이디어는 여주시만의 신에너지 정책 수립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강천면 쓰레기발전소 허가 취소 문제는 일본 사례를 검토한 결과 사기업에서 이윤을 얻고자 추진하는 것보다는 정부와 지자체ㆍ시민 등이 주체가 되어 공공화로 추진되어야 한다는 결론을 얻었다.

산업 폐기물 매립장인 ‘에코아 발전소’와 일본 최대 쓰레기 발전소인 ‘오무라 RDF발전소’를 견학하고 얻은 결론이다.

-이 외에 어떤 노력을 기울였나.

여주 쌀 등 농업발전을 위해 철저한 미질 관리와 간편 포장, 유통체계 개선, 생산자 이력제 추진 등을 농민과 농협, 여주시가 공동협의체를 구성해 해결할 방침이다.

여주=류진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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