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벤져스:엔드게임'의 독주 체제 속에서 두 편의 한국영화가 개봉한다. 바로 오늘(15일) 나란히 개봉한 영화 '악인전'과 '배심원들'. 이미 '걸캅스'와 '나의 특별한 형제'가 고군분투 중인 상황에서 과연 '악인전'과 '배심원들'은 관객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까.
유일무이 범죄액션 '악인전'
가정의 달인 5월, '악인전'은 '으른'들을 위한 범죄 액션물이라는 점에서 경쟁력 우위를 점한다. 우연히 연쇄살인마의 표적이 되었다 살아난 조직폭력배 보스와 범인잡기에 혈안이 된 강력반 미친개, 타협할 수 없는 두 사람이 함께 연쇄살인마 K를 쫓으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특히 이번 작품에서 '마요미' 이미지를 잠시 벗어던지고 초심(?)으로 돌아간 조직폭력배 보스 역의 마동석과 살까지 찌워가며 캐릭터에 몰입한 형사 역의 김무열, 그리고 드라마 '킹덤'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긴 연쇄살인마 역의 김성규까지, 세 남자가 보여주는 앙상블이 오랜만에 만나는 범죄 액션물의 쾌감을 느끼게 해준다.
'악인전'을 향한 호평은 이미 칸 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섹션에 초청되면서 시작됐다. 개봉 전부터 해외 104개국에 선판매 됐고, 할리우드에서 리메이크가 확정됐다. 여러 호재가 겹친 덕분에 '악인전'은 개봉 전날인 지난 14일 '어벤져스:엔드게임'에 이어 예매율 2위를 기록하는 등 남다른 관심을 받았다. '어벤져스:엔드게임'에 대한 관객들의 관심이 시들해진 지금, 어쩌면 '악인전'에게는 천재일우의 기회가 아닐까. 앞서 '극한직업'이 가볍게 즐기는 코미디라는 장르적 특성을 앞세운 덕에 소위 '대박'을 기록할 수 있었던 것처럼 가족 영화가 홍수인 5월, 조폭들이 나오는 범죄 액션의 등장은 어쩌면 또 하나의 '대박'을 탄생시킬지도 모를 일이다.
실력파 배우들 다 모였다 '배심원들'
'배심원들'은 첫 국민참여재판에 어쩌다 배심원이 된 보통의 사람들이 그들만의 방식으로 조금씩 사건의 진실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2008년 대한민국 최초로 시범 도입된 국민참여재판을 모티프로 했다. 사법부의 상징인 재판의 권한을 처음으로 일반인들과 함께해야 했던 재판부, 그리고 생애 처음으로 누군가의 죄를 심판해야 하는 배심원들, 모두에게 처음이었기에 우려와 설렘, 걱정과 기대가 뒤섞였던 국민참여재판의 첫날은 어땠을까 하는 묘한 궁금증에서 출발했다. 그리고 영화는 대한민국의 첫 국민참여재판을 이끄는 강한 신념의 원칙주의자 재판장과 법은 몰라도 상식은 지키고 싶었던 8명 배심원들의 개성과 활약을 조명해 흥미진진한 재미와 긴장감을 불러일으킨다.
재판이라는 소재의 특성상 '배심원들'에는 많은 배우들이 등장한다. 연기파 문소리를 비롯해 영화계 뉴페이스 박형식, 그리고 백수장, 김미경, 윤경호, 서정연, 조한철, 김홍파, 조수향까지 실력파 배우들로 라인업을 가득 채웠다. 이중 특히 문소리는 실제 여성 판사들을 만나 자문을 구하는 등 남다른 노력을 통해 재판장으로서 권위 있는 모습부터 올바른 판단을 위해 고민하는 인간적인 매력까지 더해 극의 중심을 이끈다. 드라마 '힘쎈여자 도봉순' '슈츠' 등을 통해 연기력과 매력을 인정받은 박형식은 '배심원들'을 통해 첫 상업영화에 도전, 끈질긴 질문과 문제 제기로 재판을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이끄는 주역인 8번 배심원 '권남우' 역으로 신선한 에너지를 불어넣는다.
장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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