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계 ‘젠더 프리 캐스팅’ 새바람… 성별 구분 없이 연기력만으로 승부

연극 ‘함익’ 원작과 달리 주인공 여성
희화화·화제 요소로 작용 주의해야

최근 국내 공연계에서는 배역의 성별과 상관없이 배우를 캐스팅하는 ‘젠더 프리(Gender-Free) 캐스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젠더 프리 캐스팅은 성에 의한 제약을 받지 않는 것을 말한다. 젠더 프리 캐스팅이 갑자기 주목받는 이유는 페미니스트들의 입김으로 시작된 것이다. 대부분의 작품들이 남자 주인공을 중심으로 하는데 이는 여성 주인공의 기회가 많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젠더 프리 캐스팅’으로 여성과 남성 모두가 배역에 동등하게 도전해 볼 수 있게 되었으며 연기력만으로 승부를 볼 기회가 생긴 것이다.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도 기존에 여성들만 맡을 수 있던 배역에도 도전할 수 있다. 이런 젠더 프리 캐스팅은 성별에 갇힌 틀을 깨주기에 색다름을 느끼게 해주는 부분도 존재한다.

연극 ‘함익’을 젠더 프리 캐스팅의 예로 들 수 있다. 함익은 셰익스피어 고전 ‘햄릿’의 창작극 버전으로 원작인 ‘햄릿’과는 다르게 주인공을 여성으로 바꾸었다. 함익은 햄릿과는 다르게 현대 재벌 2세에 대학교수 신분으로서 남부러울 것 없이 사는 30대 여성이다. 그러나 햄릿과 동일하게 복수심으로 가득 차 있다.

마침내 남성 배역으로 굳어져 있던 햄릿은 여성으로 재탄생했다. 원래 알고 있던 햄릿의 작품과는 달리 함익에서는 현대 여성만이 느낄 수 있는 고통과 아픔을 작품에서 표현하며 햄릿과는 다른 느낌의 공연을 선보이면서 색다름을 보였다. 이를 통해 여성과 남성의 역할이 바뀌는 것이 또 다른 느낌을 전달해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젠더 프리 캐스팅은 실행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도 조심스럽고 또한 많이 이루어지지는 않는다. 성에 대한 벽을 허문다는 것은 아주 좋은 취지이고 다양한 시도를 한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될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나 프리 젠더 캐스팅이 웃음의 요소로만 작용이 된다거나 화제를 끌기 위한 요소로만 작용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할 필요가 있다. 앞으로 젠더 프리 캐스팅가 대중화돼 성적인 고정관념에서 벗어나는 날이 다가오길 기대한다.

김지은기자(김포 양곡고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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