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 장벽에 경제적 여건 어려워… 교육 사각지대 놓인 외국인 자녀들

안산 외국인 초등학생 1천400여명 학교 부적응·복지시설 의존 수두룩
‘사회갈등 요인’ 우려 목소리 높아

국내 거주 합ㆍ불법체류 외국인의 증가로 인해 외국인 가정 자녀들 또한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으나 정작 이들에 대한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사회의 갈등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에 외국인 가정 아이들이 10대 후반으로 성장하기 전에 정부 차원의 정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17일 안산시 및 시민단체 등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 거주하는 만19세 미만의 등록외국인(18년12월)은 10만3천400여 명으로 미등록 추산인구 8천여 명을 포함할 경우 11만명에 육박할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경기도 내 초교에 다니는 외국인 학생은 4천708명이며, 이 중 1천343명의 외국인 자녀가 안산에 거주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런 가운데 외국인 가정 대부분은 경제적인 여건이 좋지 않아 아이들을 방과후 학원은 물론 타 교육기관에 맡기지 못한 채 방치하면서 사회 문제를 낳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아이들이 한국어를 배울 기회가 적어, 학교생할에 적응하지 못하는 등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외국인 가정 아이들은 학교에 다니지 못한 채 사회복지시설이나 비영리단체 등지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실제로 방과 후 단원구 원곡동 주택가 골목의 경우, 외국인 가정 초등생 자녀들이 학원 등 교육기관을 찾지 않은 채 무리지어 놀고 있는 현장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안산지역 시민단체 관계자는 “국내 출산은 감소하는 반면, 외국인 노동 및 귀화자 등 다문화 가정 자녀들은 매년 증가하고 있으며, 이 아이들이 현재는 초교에 가장 많이 분포돼 있다”면서 “10대 후반으로 성장 하기전에 정책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해 10월 한국행정학회가 조사한 자료를 보면 한국 아이들은 82.3%가 사교육을 받고 있는 반면, 합ㆍ불법체류 관계 없이 외국인 아이들 사교육 비율은 20%가 채 안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외국인 아이들이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이유중 1순위는 ‘언어장벽’으로 나타났고 이어 ‘다른 피부색과 외모’에 이어 ‘내성적인 성향’과 ‘학교 공부에 흥미를 잃음’ 등의 순서로 나타났다.

안산=구재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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