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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지금] 한일관계의 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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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지금] 한일관계의 복원

최근 한일 관계는 1965년 한일국교정상화 이래 최악의 상황에 있다. 2012년부터 한일관계는 거의 매년 최악의 상황을 갱신하고 있는 듯하다. 지금 한일관계는 다양한 요인에 의해 복잡하게 얽히고설켜 있으므로 그 해법을 찾는 것이 용이하지 않다. 한일 국방당국 간의 레이더 갈등은 한일 간의 갈등의 양상이 점차 복잡해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일본은 한국이 사격통제 레이더를 수 분간 지속적으로 조사했다고 주장하고, 한국에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한국은 일본이 해상 초계기 저공비행으로 위협했으므로 일본이 이를 사죄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이런 가운데 1월 21일 일본의 방위성은 한국 측과 계속 실무협의를 해도, “진실규명은 어렵다”고 판단해 한국과의 교섭중단을 표명했다. 다만 1월 22일 니카이 도시히로 자민당 간사장은 한일관계에 대해서는 상시 침착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일본 정부ㆍ여당 내에서도 한일 갈등에 대한 신중대응의 목소리가 점차 커지는 것은 다행스럽다. 이번 한일 국방당국 간 레이더 갈등은 한일 간에 긴밀한 신뢰관계가 구축된 상황이라면, 이 상태까지 양국관계를 악화시킬 만한 사안은 아니었다.

최근 한일 갈등 요인으로서는 레이더 갈등 이외에도 위안부 문제가 있다. 위안부 합의에 따라 만들어진 화해ㆍ치유재단은 이미 재단 해체가 결정된 상황이다. 일본 측에서는 한국에서 국가 간 합의를 파기했다고 해, 비판을 가하고 있다. 위안부 문제는 한일 간의 중요한 현안이지만, 사실 일본 정부가 가장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는 것은 강제징용에 대한 한국 대법원 판결이다. 한국의 대법원은 지난해 10월 30일 강제징용 피해자들이 일본 기업인 신일철주금(옛 신일본제철)을 상대로 낸 소송에 대해 원고 일부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한편, 일본의 최고재판소(대법원에 해당)는 2003년 강제징용 피해자들이 신일철주금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결론을 확정 지은 바 있다. 한일 사법당국이 동일한 사안에 대해 다른 판단을 내린 것이다. 또한 일본 정부는 강제징용문제는 1965년 청구권협정을 통해 강제징용문제는 이미 해결이 된 사안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지금까지도 한일간에는 위안부 문제, 역사교과서 문제 등 다양한 문제가 발생했지만 이번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한 한국 대법원의 판결은 한일관계에 미치는 영향은 막대하다. 특히 한국 내 일본 기업 자산 압류에 대해 일본 정부의 반발이 커지고 있는데, 이번 강제징용문제가 해결되지 못한다면, 향후 일본기업의 한국투자결정, 그리고 양국 간 통화스와프, FTA 등의 경제협력에 부정적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 또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을 달성하려면 국제사회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가진 일본의 지지는 중요하다. 향후 한국 정부 입장에서 사법부의 판단을 존중하면서도 일본 측의 반발을 최소화하고 관계 개선을 도모해야 하는 외교적 해법을 모색해야 하는 상황에 있다.

한일 갈등은 외교적 타협을 통해 해결하는 것이 최선이지만, 이것이 불가능할 경우 한일청구권협정 3조에 의거한 중재재판 또는 국제사법재판소(ICJ) 회부 등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 한일 갈등 속에서도 일본 내 한류는 여전히 활발하고, 한국 내 일본의 문화에 대한 관심은 높고, 2018년에 한국인 700만 명 이상이 일본을 방문했다. 한일 갈등 속에서도 경제교류, 문화교류가 위축되는 일이 없도록 상황을 관리해야 한다. 양국이 서로 실리주의적 외교를 통해 한일관계를 서둘러 복원해야 한다. 이는 동북아질서를 주도하는 핵심국가인 한일 양국의 국제적 책무가 아닐까.

박성빈 아주대국제학부장 일본정책연구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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