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 왕숙천 상류 50년된 다리 ‘위험천만’

하천정비 15년째 답보… 장마철마다 수해 걱정·쓰레기 난무
운보교·평사교, 곳곳 부서지고 흔들리기까지… 주민들 불안

▲ 부서진 운보교, 중간에 교각이 휘어진 모습이 선명하다

왕숙천 상류에 위치한 포천시 내촌면 12㎞ 하천구간 정비사업이 15년 동안 미뤄지면서 주민들의 생활고 증대는 물론 안전까지 위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곳 10여개의 다리 중 일부가 50여 년된 노후 다리로 교각에 휨 현상이 발생하면서 화물차가 지나가면 흔들거리는 현상까지 나타나 대책이 시급하다

9일 경기도와 포천시 등에 따르면 도는 지난 2003년 포천시 내촌면 12㎞ 하천구간을 포함한 왕숙천 하천정비계획선을 입안했다. 이에 따라 내촌면 주민들은 하천 범람 위협은 물론 노후다리로 인한 통행 불안감 등 위험 요인들이 말끔하게 해소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정비사업이 입안된지 15년이 지나도로 내촌면 12㎞ 구간은 우선순위에 밀리면서 방치된 채 한 발짝도 나가지 못하고 있다. 이에 반해 내촌면과 인접한 남양주 진접 하천구간은 그동안 말끔하게 정비돼 큰 대조를 보이고 있다.

이러다 보니 장마철만 되면 하천 유수량이 많아져 수해 걱정에 시달리는가 하면 물이 빠지고 나면 쓰레기 등 부유물들이 하천 곳곳에 흉물스럽게 방치되는 일이 매년 되풀이되면서 주민들의 생활고가 이어지고 있다.

문제는 이뿐만 아니다. 50여년 이 된 노후다리 마명2리 운보교(폭 4mㆍ길이 50여m)는 곳곳이 부서지고 교각이 휘어지는 등 위험천만한 상황을 연출하고 있다. 이 다리는 장애인 시설인 운보원과 작업장인 청원공방서 일하는 100여 명 장애우들과 60여 개 공장(일명 마명공단) 근로자 등 수백 명이 매일 출ㆍ퇴근하고 있는 주요 통행로다. 게다가 하루에도 수십 대의 화물차들이 이 다리를 이용하고 있어 하루가 다르게 다리의 흔들림 현상이 심해지고 있는데도 그동안 임시 보수로 일관해 왔던 것으로 나타났다.

소학1리 평사교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마명2리 노승호 이장은 “2003년 왕숙천 하천정비계획선 만들어지면서 주민들의 기대감이 높았는데 15년이 지나도록 깜깜무소식이다. 장마때만 되면 하천의 상황을 지켜보느라 밤잠을 설치며 수시로 다리를 통제하는 등 위험천만하기 그지없다”면서 “수십 차례에 걸쳐 이 같은 위험을 도에 알려도 요지부동이다. 운보교가 무너지는 대형 참사가 발생해야 귀를 기울일 것인지 정말 답답하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이에 대해 도 관계자는 “서울국토관리청의 상위 계획 마무리가 늦어져 포천구간이 지연됐다”며 “현재 포천구간은 실시설계 중이며, 설계 진행에 따라 보상계획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포천=김두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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