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기지 이전 대추리마을 아픔 연극무대에 올려

미군기지 확장 평택이전 과정에서 삶의 터전을 송두리째 내놓고 쫓기듯 떠나야 했던 대추리 마을 사람들의 아픔을 학생들이 연극으로 이끌어내 관심을 모았다.

경기도교육청 지정 꿈의학교 ‘청소년마을극장 모모’(단장 박명진)는 지난 5일 평택청소년문화센터 대강당에서 ‘우리가 바라는 건’ 제목의 연극을 무대에 올렸다.

‘집으로 가는 길 2’의 부제가 달린 연극은 캠프 험프리스(K-6) 미군기지를 확장할 때 토지가 수용되면서 살던 마을을 떠나야 했던 대추리 마을 사람들의 애환을 담았다.

연극은 정소해 등 15명의 학생이 대추분교가 철거되고, 살던 집이 부서지고, 이웃집이 떠나고, 친구가 전학을 가고, 일상이 파괴되고, 이장이 구속되는 아픔을 작품으로 녹여냈다.

특히, 당시 대추리에 살았던 아이들의 이야기를 고스란히 대본에 담고 이를 작곡가 김강곤이 ‘소원 빌었어’, ‘우리가 바라는 건’ 등의 노래로 만들고, 안무가 민들례의 지도로 춤까지 함께하면서 감동을 더했다.

연극은 미군기지 확장 평택이전을 두고 지역에서 찬ㆍ반이 엇갈려 아직도 민감할 수밖에 없는 주제를 다룬 용기와 지난날의 회한과 정서를 문화예술로 그려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2003년부터 시작된 미군기지 확장 평택이전 사업은 지난해 8월 29일 팽성읍 소재 캠프 험프리(K-6)에서 열린 주한미군사령부 청사 개관식으로 사실상 마침표를 찍고 주한미군 평택시대를 본격화했다.

평택=최해영ㆍ박명호기자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