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흑의 도로, 44.6㎞ 위험천만… 구리~포천고속도로 일부 진출입로 빼곤 가로등 거의 없어

심야 주행시 상향등 켜고 달려야… 교통사고 위험 높아
도로公 “북부고속도로측 애초 설계서 빠져… 어쩔수 없다”

길이 44.6㎞에 달하는 구리~포천고속도로가 일부 진출입로 외에는 가로등이 설치되지 않아 개선이 요구된다. 특히 가로등이 미설치된 구간에서 운전자들이 상향등을 켜고 달리는 경우가 많아 교통사고 우려가 높지만 관리주체측은 당초 설계상 없던 가로등을 반영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어서 안전에 뒷전이라는 비난을 사고 있다.

20일 서울북부고속도로㈜와 한국도로공사, 운전자 등에 따르면 지난해 6월30일 개통된 구리~포천 고속도로는 총 연장이 44.6㎞에 달하지만 일부 IC 부근을 제외하면 가로등이 거의 없는 실정이다.

해당 고속도로에 진입해 포천 방향으로 톨게이트를 지나면서 별내휴게소까지 4㎞ 가량, 이 휴게소를 지나 의정부IC까지 일부 구간, 의정부IC에서 소흘IC까지 4㎞ 구간에는 터널을 제외하면 가로등이 없다. 불빛이 없는 구간은 소홀IC를 지나면서부터 더 심각하다. 선단IC, 포천IC, 종점인 신북IC까지는 양방향 모두 가로등이 IC 근처에만 일부 설치됐을 뿐이다. 칠흑같은 구간이 무려 10㎞에 달한다. 산을 가로 질러 도로를 개설한 포천 구간의 경우 가로등이 꼭 필요한데도 애초 설계부터 가로등 설치를 외면했던 것이다.

결국 가로등이 없는 구간을 지나는 운전자들은 대부분 상향등을 켜고 달리면서 앞 차와 마주 오는 차의 운전 시야를 방해, 운전에 큰 불편을 주고 있을 뿐만 아니라 교통사고 위험마저 우려된다. 이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이같은 문제에 대해 꾸준히 민원을 제기해왔다.

특히 통행료는 비싸게 받으면서 가로등 설치를 외면한데 대한 불만도 잇따르고 있다. 현재 3천800원의 통행료를 받고 있는 구리~포천 고속도로는 개통 당시부터 비싼 통행료로 논란이 일었다. 지난 2010년 12월29일 민간투자사업 실시협약 체결 당시 국토교통부가 밝힌 2천847원보다 1천 원(33.5%) 이상 높게 책정됐기 때문이다. 같은 날 개통된 동홍천~양양 고속도로(길이 71㎞, 4천100원)에 비해서도 통행료가 높다. 인근 시·군들이 통행료 인하를 꾸준히 요구해 왔지만 아직 요지부동이다.

포천에서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A씨는 “출ㆍ퇴근시간을 피해 주로 새벽과 심야에 고속도로로 다닐 때마다 꼭 필요한 곳에 가로등이 없어 상향등을 켜고 다닐 수밖에 없다”며 “통행료는 비싸게 받으면서 안전 운행을 위한 투자에는 인색한 것 같다. 안전 운행을 위해 조속히 전수조사를 실시해 가로등 시설을 보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서울북부고속도로㈜는 애초 설계상 없는 가로등을 추가로 설치할 수 없다는 입장만 고수하고 있어 안전 운행 관리는 뒷전이라는 비난이 일고 있다.

서울북부고속도로㈜ 관계자는 “고속도로 유지관리는 위탁계약을 맺은 한국도로공사에서 한다”며 도로공사 측에 떠넘겼다.

이에 한국도로공사 관계자는 “가로등 설치 요구에 대한 민원이 그동안 많이 들어왔지만, 북부고속도로 측이 애초 설계에 빠져 있어 새로 설치할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우리로서도 다른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포천=김두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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