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 ‘방아머리 마리나 항만 개발’ 시동] 서해안권 해양레저·관광 新성장 거점도시로 도약

국비 300억 투입… 국책사업으로 추진
스웨덴 마리나전문기업 3천억 투자약정 市 대표단, 선진 시설·운영 등 벤치마킹
경제자유구역에 안산시 서해안권 포함 평택과 연계, 항만 비즈니스 벨트 조성

1994년 바다를 가르며 섬과 섬을 잇는 육로(시화방조제)가 놓여졌다. 안산시 대부도와 시흥시 오이도를 연결하는 총 길이 12.7㎞의 대규모 물막이 공사였다. 그리고 시화호가 생겼다.

시대의 쾌거로 기대됐지만 현실은 환경오염의 대명사로 명명됐고, 이후 수질 개선을 토해 생태계 복원을 위한 각고의 노력들이 이어졌다. 그리고 그 육로 위에 세계 최대 규모의 조력발전소도 건립했다. 다시 물은 맑아졌고 이제 다양한 철새들이 날고 물고기가 헤엄치는 시화호는 그렇게 생태계의 보고가 됐다. 인근 대부도 갯벌은 경기도 최초로 람사르에 등록됐다.

안산시는 시화호 주변에 요트를 정박하는 마리나항 조성을 계획하고 있고 스웨덴 전문기업으로부터 투자 약속도 받았다. 또 최근 안산시 서해안권은 황해경제자유구역으로 포함됐고 바다로 길을 냈던 안산시가 다시 바다에서 길을 찾고 있다. 안산시의 내일이 더 기대되는 이유다.

■방아머리 마리나 항만 개발…해양레저 수요에 부응, 한강과 서해안을 잇는 거점

안산시 대부도 시화방조제 전면 방아머리 인근 해상에 300척의 요트를 계류할 수 있는 마리나 항만 개발이 추진된다. 전체 면적이 14만4천700㎡(육상 7만300㎡, 해상 7만4천400㎡)에 이르며 클럽하우스, 선박 계류 및 수리 보관시설, 상업시설, 마리나 빌리지, 주차장, 해양공원 그리고 기타 편의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최근 국내 레저 선박수와 요트·보트 조종면허 취득자수가 급증하고 해양관광에 대한 관심과 활동인구도 크게 증가하고 있으나 국내 마리나 인프라는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는 상황에서 안산의 마리나 개발은 전망이 밝다는 평가다. 특히 최대 300억 원 규모의 국비가 투입되는 국책사업이라는 것도 성공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이와 관련 안산시는 지난 2016년 해수부와 ‘안산시 방아머리 마리나 항만 개발사업 실시협약’을 체결한데 이어 같은해 7월에는 해수부 주최로 ‘마리나 디자인 선진화 국제세미나’를 안산에서 개최하기도 했다. 마리나 항만 개발은 정부에서 해양수산 분야의 역점과제로 추진하고 있는 사업 가운데 하나로 꼽히고 있다.

윤화섭 안산시장이 프랑스에서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SF-마리나 그룹의 군나르 오데 회장 등 관계에게 방아머리 마리나 항만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윤화섭 안산시장이 프랑스에서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SF-마리나 그룹의 군나르 오데 회장 등 관계에게 방아머리 마리나 항만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스웨덴 마리나 전문기업 총 3천억 원 투자약정… 1천400여 일자리 창출 ‘기대’

윤화섭 시장을 비롯한 안산시 대표단은 지난 10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유럽연합 투자설명회’에 참석, 대부도 방아머리 마리나 항만을 포함한 해양관광ㆍ레저 사업에 대해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스웨덴 마리나 전문기업인 SF-마리나 그룹과 해양 레저 사업에 대한 1천억 원 규모의 투자양해각서를 체결하는 추가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SF-마리나는 이미 지난해 10월 방아머리 마리나 항만 관련 2천억 원 규모의 투자를 약정한 기업으로 총 3천억 원의 자금을 시화호 인근에 투자할 계획이다.

이어 안산시 대표단은 선진 마리나 시설 벤치마킹을 위해 스페인 바르셀로나 포트-벨(Port-Vell)을 방문, SF-마리나가 직접 건설하고 원-오션스(One Oceans)가 운영하는 마리나 시설을 둘러보는 등 전용 마리나 시설에 대한 시공 능력과 운영 실태 등을 점검했다.

이 자리에서 윤 시장은 마리나 시설의 디자인과 콘셉트, 경관 개선 노력, 시공 시 애로사항, 관리 비용, 운영 수지 등에 대해 물으며 꼼꼼하게 파악했다.

한국지방행정연구원은 방아머리 마리나 항만 개발을 통해 2천306억 원의 생산 효과와 762억 원의 부가가치 창출 그리고 1천389명의 취업 유발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윤화섭 안산시장이 군나르 오데 사장과 투자 의양서에 서명한 뒤 성윤모 장관과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윤화섭 안산시장이 군나르 오데 사장과 투자 의양서에 서명한 뒤 성윤모 장관과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산자부, 경제자유구역에 안산 포함… 평택과 연계, 항만 비즈니스 벨트 조성

지난 5일 산업통상자원부가 개최한 경제자유구역위원회에서 안산시 서해안권이 경제자유구역 기본계획(2018년~2027년)에 반영됐다.

안산시 서해안권은 해양레저 및 관광, 친환경 간척농지, 생태환경 등이 어우러진 지역으로 기존 황해경제자유구역인 평택BIX(Business&Industry Complex), 현덕지구와 연계한 개발이 가능해졌다.

이번 2차 경제자유구역 기본계획은 평택시부터 안산시까지의 경기만 일대를 해양레저ㆍ문화ㆍ생태 산업의 거점으로 삼는 ‘서해안 포트 비즈니스 벨트’ 조성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안산시는 기간별 세부 목표를 마련,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올해부터 오는 2020년까지는 타당성 조사를 추진하고 2021년부터 2023년까지는 추가 지구 개발을 추진하며, 2024년부터 2027년까지는 경제자유구역 확대를 통해 규모의 경제 확보와 파급 효과 극대화를 목표하고 있다.

이와 함께 2019년에는 경기도 황해경제자유구역청과 함께 관련 타당성 조사는 물론 발전 전략 수립을 위한 용역에 착수할 예정이며 사업 추진을 위한 플랫폼(기반)도 함께 구축할 계획이다.

한편 정부는 제2차 경제자유구역 기본계획을 통해 개발 위주에서 혁신 성장 거점으로 정책에 변화를 주며, 황해경제자유구역에 대해 4차 산업혁명 대응 테스트 베드(시험 공간) 구축, 혁신 생태계 조성, 글로벌 경쟁력 강화, 추진 체계 선진화 등 4개 중점 분야 및 12개 세부 과제를 발표했다.

 

[인터뷰] 윤화섭 안산시장

“환황해 아우르는 동북아 최고의 지리적 여건 갖춰”

“우리에게는 바다가 있고 시화호가 있습니다. 서울에서 약 한 시간 정도면 도착할 수 있는 거리에 대부도라는 천혜의 관광자원이 있고, 시화호에는 세계 최대 규모의 조력발전소가 가동 중이며, 갈대숲에 가려진 생명의 땅 대송습지도 있습니다. 최근에는 상동, 고랫부리 갯벌 두 곳이 세계적으로 희귀한 조류들이 날아오는 생태의 보고로 인정받아 람사르 습지로 등록되기도 했습니다”

안산시의 관광 자원에 대해 설명하는 윤화섭 안산시장의 목소리에는 자신감이 넘쳤다.

그동안 안산시가 반월ㆍ시화국가산업단지를 배경으로 탄생한 ‘공단도시’, 수많은 외국인 주민들이 거주하고 있는 국내 최대의 ‘다문화도시’로만 인식됐다면 앞으로는 ‘생명이 살아 숨 쉬는 해양레저ㆍ관광ㆍ문화의 도시’로 기억되기 바라는 의지가 반영된 듯했다.

최근 안산시는 국책사업으로 추진 중인 대부도 방아머리 마리나 항만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유럽연합 투자자들 앞에서 안산의 관광자원에 대해 설명하고 실제 투자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이에 대해 윤 시장은 “안산시는 수도권 인구 2천300만 명을 배후로 둔 접근성과 인천국제공항이나 인천항과의 연계성 그리고 최근 대규모 마리나가 건설 중인 중국 산동반도 등을 감안할 때 환황해(環黃海)를 아우를 수 있는 동북아 최고의 지리적 여건을 갖추고 있다”며 “호텔과 상업시설, 마리나 빌리지 등 최고의 편의시설을 계획하고 있는 안산 방아머리 마리나가 그 중심을 차지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이런 가능성을 뒷받침하듯 최근 산업통상자원부는 안산시 서해안권을 제2차 경제자유구역 기본계획에 반영하며 해양레저ㆍ관광 산업의 거점으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윤 시장은 “이를 통해 평택부터 안산까지 이어지는 서해안 항만 비즈니스 벨트 조성이 가능해졌다”며 “기업들이 성공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만들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고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해 기업하기 좋은 도시, 시민들이 살기 좋은 도시 안산을 만들어 가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대부도 갯벌 중 상동과 고랫부리가 최근 람사르 습지로 등록됐다. 경기도에서는 최초다. 이와 관련해 윤 시장은 “습지를 보호하고 관리하는데 중점을 두면서 지역경제 활성화 제도인 ‘습지도시 인증마을’ 등록을 위해서도 노력하겠다”고 했다. ‘습지도시’가 되면 람사르 브랜드를 활용할 수 있어 지역 특산품 판매나 생태관광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윤 시장이 전망하는 이유다.

안산=구재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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