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한 미중 무역마찰과 그 정책의 대립은 한반도 남북한 문제에서도 나타나는데, 한때 한반도 문제에서 강경한 태도를 취했던 중국이 일단 뒤로 물러서는 모습으로 드러나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미국과 중국이라는 세계 강대국이 국가이익과 국가안보전략을 한반도 지역정치 이상으로 고려했다는 점에서 미중 무역전쟁의 결과가 한반도 비핵화 문제와 남북한에 미칠 영향은 적지 않을 것이다.
북중 관계를 보면 양국은 국가 건국 전인 항일전쟁이나 사회주의 국가건설시기에도 협력을 해왔다고 할 수 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북한이 소련의 신탁통치를 받아 중국과의 관계와는 단절된 시기가 있는 것처럼 보이나, 당시 소련 주도의 사회주의 국가 건설이라는 측면에서 중국과 북한은 모두 소련의 지원을 받았다는 점에서 서로 유대관계를 가진 것이다.
한국은 해방 후부터 미국과의 관계가 더욱 공고해졌다. 2차 세계대전의 태평양전쟁에서 미국과 소련 그리고 중국의 협력이 일본을 패전으로 몰아넣었고 냉전시기 미일 관계는 동맹의 관계로 변화됐다.
한국은 승전국 미국의 신탁통치를 받으며 미국과의 굳건한 안보협력관계를 이루어오다가 공산세력의 침공인 한국전쟁부터 국가의 안보와 재건을 위한 협력을 강화해 오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역사적 관계에서 동북아는 현재 러시아, 중국, 북한 그리고 한국, 미국, 일본의 대립구도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은 새 정부 들어 비핵화 및 한반도 평화를 위한 노력이 두드러지지만, 동북아 국제정세에서 강대국들의 안보, 경제 이익과 관련된 대립은 종식되지 않고 있다. 모든 전쟁의 원인 중 하나인 경제적 마찰과 대립은 결국 안보동맹이나 협력체제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데, 미중이라는 강대국들의 경제적 마찰은 결국 동북아 국제관계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할 수 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아직도 점입가경인 상태인데, 이는 어느 정도 절충을 위한 마지막 힘겨루기로 볼 수도 있다. 중국의 부상은 세계 패권강국 미국의 위협이 되는 측면에서 동아시아에서 나타나는 미중간의 갈등은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국경제가 꾸준히 성장해 나간다는 것과 중국이 군사력을 꾸준히 강화하고 있다는 것은 동아시아에서 미중갈등의 주원인이 되는 것이다. 이 중에서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은 중국의 경제적 공세가 미국 경제와 영향력을 약화시킨다는 우려에 따른 결정이었다고 본다.
중국의 동아시아에서 영향력 강화는 기존 동아시아 체제의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는 측면에서 미국은 자국경제를 강화시키며 중국 경제성장을 억지해야 하는 상황에 부닥쳐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미중을 포함한 강대국들의 대립에 동북아 국제관계도 요동치는 것이다. 여기에 북핵문제를 둘러싼 강대국들의 대외전략은 항상 수면 위와 아래에서 꾸준하게 진행되며 대립과 협력의 갈등을 반복하고 있다.
미국이 중간선거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북미회담 일정을 발표하며 미중 정상 간 통화를 하며 이달 말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기간 미중 양국 정상 회동이 있을 것이라는 얘기에 미중 경제 갈등이 어느 정도 봉합될 것이라는 기대를 하기는 하지만, 미중 간 경제마찰의 모순의 해결방향을 찾았다고 볼 수 있지만 미중간의 안보 및 국가이익을 중심으로 한 대립이 끝났다는 것은 아니다. 과거 동아시아의 역사에서처럼 동아시아 지역이 강대국들의 이익에 의해 좌우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한반도의 남북한과 동아시아 국가들의 적절한 대응도 필요할 것이다.
김진호 단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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